오피니언 사외칼럼

[투자의 창] 디폴트옵션,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

민주영 키움투자자산운용 퇴직연금 이사

민주영 키움투자자산운용 퇴직연금 이사 겸 연금금융 박사민주영 키움투자자산운용 퇴직연금 이사 겸 연금금융 박사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우여곡절 끝에 도입됐다. 법률상으로는 7월 12일부터 시행됐지만 관련 상품 심의와 퇴직연금 규약 반영, 기업과 근로자의 디폴트옵션 선택 등의 절차를 고려할 때 본격적인 운영은 연말께나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적지 않은 가입 근로자들이 무관심하거나 생업이 바빠서 퇴직연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들 적립금은 그동안 예금 금리 이하의 수준으로 방치돼 왔다. 이번 제도 도입을 계기로 수익률이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자신이 직접 상품을 고르기 어려운 가입자들도 금융회사의 디폴트옵션을 선택해서 운용할 수 있다. 수많은 상품 중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할지 어려움을 겪던 가입자들에게 편리한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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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올리기 위한 제도로서 오랜 숙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관련법 통과 이후 짧은 기간 동안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고 제도 운영에 반영하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다.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시행 전이나 이후에도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디폴트옵션의 포트폴리오 구성과 상품 종류를 확대해야 한다. 현재는 가입자의 위험성향별로 제안하는 데 주로 타깃데이트펀드(TDF)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TDF는 위험성향이 아닌 연령에 따라 자산배분이 조정되는 펀드다. 이렇게 개념이 다른데 상품을 무조건 섞는다고 해서 포트폴리오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디폴트옵션의 기준을 위험성향뿐만 아니라 연령 등으로 다양하게 하거나 구성 상품의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

둘째, 디폴트옵션의 공시와 교육 등을 강화해야 한다. 디폴트옵션의 성과뿐만 아니라 상품의 선정과 포트폴리오 구성의 기준, 운용 현황, 특징 등을 가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안내해야 한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가입자를 위한 기준으로 제도가 운영되도록 보다 면밀하게 관리돼야 할 것이다.

셋째, 디폴트옵션의 상품이나 포트폴리오의 변경을 보다 용이하게 해야 한다. 현재 구성 상품을 변경하려면 고용노동부의 승인을 받고 근로자에게 일일이 통지하도록 돼 있다. 물론 지나치게 자주 상품을 변경하는 것은 막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경제 국면이나 상품의 운용 전략 변화에 따른 적절한 변경도 반드시 필요하다. 절차의 어려움 때문에 변경을 원활하게 하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입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 물론 금융회사들이 최선을 다해 장기적으로 선택하겠지만 적절한 변경은 불가피할 것이다. 유연하고 적절한 대응이 꾸준한 장기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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