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식어가는 美 주택시장…집값은 최고치 경신·매매건수는 2년래 최저

美 기존주택 매매 5개월 연속 감소·모기지 수요 22년래 최저

집값은 최고치 경신…모기지 금리 연초 대비 2배

'자이언트 스텝'에 냉각된 美 주택시장

AFP연합뉴스AFP연합뉴스




미국의 6월 기존주택 매매건수가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열기가 꺼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다시 한번 냉각 신호를 보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대폭 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주택을 구매하려던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대거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9일(현지 시간) 6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512만 건으로 전월 대비 5.4%, 전년 동월 대비 14.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집계치는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하며 블룸버그통신이 제시한 전문가 전망치(535만 건)를 훨씬 밑돌았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을 제외하면 2019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존주택 매매건수가 연초부터 감소세를 이어간 반면 집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6월 거래된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41만 6000달러(약 5억 4580만 원)로 전년 동월보다 13.4% 상승, 또다시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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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중위가격이 124주 연속 올라 최장기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두 자릿수 상승률 역시 23개월째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집값은 물론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까지 단기간에 가파르게 올랐다. 현재 30년물 모기지 금리는 6%대로 연초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른 상태다. 이날 미 모기지은행협회(MBA)는 지난주 모기지 수요가 전주 대비 6% 이상 급감, 지난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내 집 마련’은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모기지 금리가 얼마나 더 오를지는 불분명하지만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물론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로런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수요자들의 주택구매 능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높은 가격, 높은 모기지금리의 결합이 주택시장의 역동성을 변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여파로 모기지 금리가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해 대출 부담이 커진데다 경기침체 우려까지 고조되며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것이다.

한편 시간차를 두고 주택 수요 위축이 집값에 반영됨에 따라 점차 주택 가격이 꺾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주택 공급이 빠듯했던 과거와 달리 매물 역시 쌓이고 있다. NAR에 따르면 이달 시장에 나온 주택 매물은 126만 건으로 3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이에 따라 전보다 호가를 낮추는 매도인들도 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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