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TSMC도 3나노 양산…삼성 ‘기술경영’ 고삐

불과 석달 차이로 턱밑까지 추격

애플·인텔 등 고객사로 확보 관측

삼성은 GAA 공정 우위 점했지만

수율개선 등서 제품 경쟁력 판가름


대만의 반도체 기업 TSMC가 다음 달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제품을 양산하면서 이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 삼성전자(005930)와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3㎚ 시장 선점은 복권과 함께 기술 경영에 속도를 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도 당면한 숙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대만을 비롯한 복수의 각국 외신에 따르면 TSMC는 9월부터 3㎚ 칩 양산을 시작한다. 올 6월 30일 세계 최초로 3㎚ 공정 양산에 성공한 삼성전자와 불과 석 달 차이다. 3㎚ 공정 반도체는 전력은 적게 소비하면서 성능은 기존 제품보다 좋아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최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부품으로 꼽힌다.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제품이라는 평가 덕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의 ‘게임체인저(상황 전개를 완전히 바꾸는 제품)’로도 주목받고 있다.



대만 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TSMC는 나아가 첫 고객으로 초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인 애플을 확보했다. 애플이 자체 설계한 M2 프로 칩에 TSMC의 3㎚ 칩이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M2프로 칩은 14·16인치 맥북 프로, 고급형 맥 미니 등에 탑재돼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 출시된다. 아이폰15 프로용 A17 바이오닉 칩, 맥북 에어, 13인치 맥북 프로 등에 들어갈 M3 칩도 TSMC 3㎚ 공정을 기반으로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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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5일 경기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세계 최초 GAA 기반 3㎚ 양산 출하식’에서 관계자들이 3㎚ 웨이퍼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7월 25일 경기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세계 최초 GAA 기반 3㎚ 양산 출하식’에서 관계자들이 3㎚ 웨이퍼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업계에서는 TSMC의 첫 고객사로 알려진 인텔이 신제품 생산을 내년으로 미루면서 이 회사의 3㎚ 양산 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유로 TSMC가 삼성전자의 한 발 빠른 양산 소식에 서둘러 일정을 앞당긴 게 아니냐는 추정도 나왔다.

업계 안팎에서는 TSMC가 파운드리 분야 1위 업체인 만큼 고객사 확보 면에서는 삼성전자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봤다. 대만 현지 언론도 TSMC가 애플을 비롯해 인텔·퀄컴·미디어텍·엔비디아·브로드컴·AMD 등까지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보도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부문에서 이미 복수의 대형 고객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파운드리 매출 점유율은 TSMC 53.6%, 삼성전자 16.3%였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 두 회사 간 격차가 3.5%포인트 더 벌어졌다.

업계에서는 다만 시장이 아직 극초기인 만큼 삼성전자와 TSMC 제품에 대한 고객사들의 추후 평판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 개선 등 두 회사 간 기술력 차이가 제품 경쟁력을 결국 가를 것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기술은 TSMC의 기존 핀펫(FinFET) 기술보다 3년가량 더 앞섰다는 분석이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 양산을 목표로 현재 3㎚ GAA 2세대 공정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인텔의 경우는 GAA가 아닌 핀펫 기술을 바탕으로 내년 하반기 3㎚ 칩 양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3㎚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은 최근 경영 일선으로 돌아온 이 부회장에게도 핵심 추진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거래하지 않는 애플은 원래부터 TSMC의 최대 고객사”라며 “TSMC가 실제 3㎚ 제품을 선보일 때까지는 시장 상황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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