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담배꽁초 깻잎' 피해자 “업체서 신고 말라며 합의 요구"

반찬가게서 산 깻잎서 담배꽁초 발견

가게·납품업체·제조업체 서로 책임 넘겨

제보자 "보상 원한 것 아냐" 식약처 신고

깻잎 반찬에서 나온 담배꽁초와 겉종이. 연합뉴스깻잎 반찬에서 나온 담배꽁초와 겉종이. 연합뉴스




동네 반찬가게에서 산 양념깻잎에서 중국산으로 추정되는 담배꽁초를 발견한 제보자가 업체 측에서 합의를 요청해왔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제보자 A씨는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 11일 반찬가게에서 산 깻잎을 먹다가 이상하다 싶어서 뱉었더니 담배꽁초였다”고 말하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담배꽁초에는 붉은색 글씨가 적혀 있었는데 국내산 담배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제보자는 깻잎을 구입한 반찬가게 주인이 “죄송하다”면서도 “직접 만든 게 아니라 납품받아서 팔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반찬에 중국산이라는 표기가 있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국산이고, 반찬가게에서 만들어서 파는 거로 생각해 구입했다”고 말했다.

깻잎 반찬에서 나온 담배꽁초와 겉종이. 연합뉴스깻잎 반찬에서 나온 담배꽁초와 겉종이. 연합뉴스



그러나 납품업체도 책임을 미뤘다고 한다. A씨는 “납품업체에서는 또 제조업체에서 연락을 줄 거라고 했다”며 “이후 한국말이 조금 서툰 분이 전화해서 ‘중국에서 깻잎을 떼오는데 거기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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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반찬을 만드는 곳도 있지만, 중국산 깻잎은 보통 여러 단계를 거쳐 동네 반찬가게로 유통된다. 중국에서 깻잎을 씻어 절인 상태로 수출하면 국내 식품공장에서 양념을 버무려서 납품하는 식이다. 동네 반찬가게는 도매상에서 이를 받아서 판매하는 구조다.

A씨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업체에서 합의 조건으로 식약처 등에 문제 제기를 안 했으면 좋겠다는 뉘앙스를 풍겼다”며 “저는 금전적인 보상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알리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서 합의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둘이어서 바쁘기도 하고, 웬만한 반찬들은 주변에 있는 반찬 가게에서 사먹는다”며 “요즘에는 대부분 그렇게 하고 있으실 텐데, 가족들이 먹는 식탁에 담배꽁초가 올라왔을 때 속상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했다.

식약처는 A씨가 보관하던 깻잎을 가져가 조사할 예정이다.

깻잎 수입업체 대표는 연합뉴스에 “중국 공장에서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너무 놀랐다”며 “소비자분께 죄송하고 보상해주고 싶다. 중국 쪽에 위생관리를 더 철저히 하도록 얘기했다”고 말했다.

깻잎 제조업체 관계자도 “우리도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기를 바란다”며 “담당구청 위생과에 이번 일을 자진 신고했다”고 밝혔다.


윤진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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