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전날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인재 양성 종합 방안과 관련해 정책 추진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23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디지털 인재 양성 종합 방안과 관련해 "미래 교육의 한 요소로 강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교육부 등 관계 부처는 초·중등 정보교육 수업시수를 2배로 늘리고 초·중학생 코딩교육을 필수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디지털 100만 인재 양성 방안’을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인공지능, 로봇 시대에 코딩교육을 통해 컴퓨팅 사고력을 갖도록 하는 게 미래세대에게 중요하다"며 "코딩교육을 포함한 넓은 의미에서의 인공지능 교육 강화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조 교육감은 "학생들이 컴퓨터 사고력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치열한 입시경쟁 상황에서 코딩 교육 필수화가 되면 사교육 유발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교원 확충과 수도권 쏠림 현상 등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개편안과 관련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대응 상황도 밝혔다. 조 교육감은 "교육감협에서는 교육부의 공식 제안을 받은 바 없으며 교육감협은 별도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 문제에 대응하고자 한다"며 “임태희 경기교육감을 위원장으로 초중등교육재정 특별위원회를 만드는 방향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교육부가 교육교부금 개편 방안을 발표한 이후 교육감협은 "국가교육위원회 출범 전까지 교육재정 대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자"고 교육부에 제안한 바 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도 22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해 "지난달 초 새로 선출된 교육감들과 모이는 첫 자리에서 '논의를 위한 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며 "교육감협과 협의체 구성을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서울시교육청 추가경정예산안이 서울시 의회에서 처리가 지연된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조 교육감은 "교부금이 많아졌을 때 방만하게 쓰지 않고 기금으로 적립하는 것은 합리적인 행정 모델이고 어떻게 보면 칭찬받을 일"이라며 "기금을 적립하지 않고 예산을 써버리면 '방만하다'는 반대 의견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3조7337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추경예산의 약 70%인 2조7000억 원을 각종 기금의 여유 재원으로 적립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로 시의회 교육위원회에 이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심사가 보류됐다.
시의회는 현재 집중호우 피해 학교의 복구 지원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이달 29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김필곤 서울시교육청 교육행정국장은 "피해학교가 85개교로 보고됐을 때 이미 피해 추산액이 100억원을 넘었다"며 “당초 본예산 예비비가 100억원인데 25억원 정도 남아 이번 추경에 100억원 정도를 더 요청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