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 최종현 회장 24주기…최태원 ESG경영 이어간다

최종현 선대회장, 50년 前 환경·사회 중시

최태원 회장, 넷제로·비즈니스모델 혁신으로 고도화

충주 인등산의 조림사업 전 후 모습. 사진제공=SK충주 인등산의 조림사업 전 후 모습. 사진제공=SK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이 50년 간 추진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재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26일 최 선대회장은 서거 24주기를 맞았다.

SK에 따르면 최 선대회장은 “기업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으로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신념으로 조림과 인재양성에 집중하며 한국에서 ESG 경영을 개척했다. 아들 최 회장은 유지를 이어받아 탄소감축 경영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 이사회 중심 경영을 펼치고 있다.



최 선대회장은 일찌감치 산림과 인재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숲과 인재양성에 주력했다. 선대회장은 무분별한 벌목으로 전국에 민둥산이 늘어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다 1972년 서해개발주식회사를(현 SK임업) 설립한 뒤 천안 광덕산, 충주 인등산, 영동 시항산 등을 사들여 국내 최초로 기업형 조림사업을 시작했다. 이런 노력으로 50년 전 민둥산은 400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진 울창한 숲으로 변신했다. 선대회장이 조성한 숲은 서울 남산의 40배 크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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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림에서 발생한 수익은 장학사업에 활용됐다. 최 선대회장은 사재 5540만원도 출연해 1974년 11월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1974년부터 시작된 장학사업은 현재까지 장학생 4000여 명과 박사 820여 명을 배출한 ‘인재의 요람’으로 성장했다.

최 회장은 ESG를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경영 체질의 전반적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SK는 2050년까지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RE100에 국내 기업 최초로 가입했다. 이어 2050년 이전까지 넷제로(탄소중립)를 조기에 달성하겠다고 결의한 뒤 2030년 기준 전세계 탄소감축 목표량(210억톤)의 1%를 줄이겠다고 공표했다.

특히 SK는 최근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며 넷 제로 경영을 구체화하고 있다. 2020년 말 수소사업추진단을 조직한 뒤 그룹 내 에너지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 생산과 유통, 공급에 이르는 밸류 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 전통적 에너지 기업은 전기차 배터리와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고 과거 필름 회사였던 SKC는 2차전지 소재인 동박을 제조하는 그린 기업으로 전환했다.

최 선대회장은 ESG 경영의 핵심인 지배구조 분야에서도 국내 최초로 체계화된 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SK의 경영철학과 목표, 경영방법론을 통일되게 정의하고 업무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도록 SK경영관리시스템(SKMS)을 1979년 만든 것이 대표적 예다. SKMS는 2020년까지 14차례 개정을 거치며 고도화됐고, 이 시스템은 경영관리 요소와 일 처리 방식 등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회장도 아버지에 이어 이사회가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중장기 성장전략을 검토하는 등의 권한을 갖는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바 있다.

SK 관계자는 “최 선대회장은 기업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라는 신념으로 산림과 인재를 육성해 사회와 국가의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ESG 경영을 더욱 고도화해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더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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