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룰라가 돌아왔다… '좌파 대부' 브라질 첫 3선 대통령

대선 결선서 보우소나루 現 대통령에 '신승'

30일(현지 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현직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1%포인트 이내로 누르고 ‘신승’을 거둔 브라질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 확정 후 부인 로잔젤라 다 시우바를 끌어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30일(현지 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현직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1%포인트 이내로 누르고 ‘신승’을 거둔 브라질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 확정 후 부인 로잔젤라 다 시우바를 끌어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브라질의 ‘좌파 대부’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77) 전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치러진 대선 결선에서 승리했다. 그는 브라질 역사상 최초의 3선 대통령이 됐다.



룰라 당선인은 이날 대선 결선 투표에서 개표가 99.49% 완료된 가운데 50.87% 득표율로 49.13%를 득표한 자이르 보우소나루(67) 대통령과 초박빙 승부 끝에 신승을 거뒀다. 브라질 최고선거법원도 개표율이 99%에 가까워지자 룰라 당선인의 당선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총 두 차례에 걸쳐 대통령에 역임한 바 있는 룰라 당선인은 이로써 브라질 사상 최초의 3선 대통령으로 다시 한 번 브라질을 이끌게 됐다.



전자투표 종료 시간(오후 5시·수도 브라질리아 기준) 이후 곧바로 시작된 개표는 피를 말리는 초접전 양상으로 진행됐다. 룰라 당선인은 개표 직후 잠깐을 제외하곤 줄곧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뒤지다가 격차를 점점 줄였고, 개표율 67%대에 처음으로 역전한 뒤 근소하게 차이를 벌려 나갔다. 결국 개표 막바지가 돼서야 당선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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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1차 투표 당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60%대 후반까지 우위를 보인 것과 비슷한 양상이 되풀이됐다. 1차 투표에선 룰라 전 대통령이 70% 초반부터 선두로 나서 결국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이날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아직 지역별 득표율이 정확히 발표되진 않았으나,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등 남부 인구 밀집 도심 지역에선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미나스제라이스와 페르남부쿠 등 북동부 지역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이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파울루에서 TV 개표 생방송을 지켜본 룰라 당선인은 이날 밤 파울리스타 대로로 나와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며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이번 결선에서 두 후보의 득표율은 1989년 브라질에 직선제를 도입한 이후 가장 작은 차이를 보인 것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직전 기록은 2014년 대선으로, 당시 연임에 성공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결선에서 51.64%를 얻어, 48.36%의 아에시우 네베스 후보를 3.28% 포인트 차로 제쳤다.

'좌파 대부' 룰라 당선인의 화려한 부활로, 중남미에 일렁이는 좌파 물결은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대륙 구분상 북미에 해당하긴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중남미에 가까운 멕시코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페루·칠레·콜롬비아 국민들이 잇따라 좌파 정부를 택한 데 이어 변화를 열망하는 브라질 민심도 '좌향좌'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브라질과 국제 사회의 시선은 이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선거 승복 여부에 쏠리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룰라 당선인에게 내내 밀렸던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은 그간 전자투표기기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음을 내비쳐왔다. 최근엔 폭동을 포함해 지난 2020년 미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패배 이후 나타났던 사회적 혼란상이 브라질에서 재연될 수도 있다는 강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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