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파에 깔린뒤 온몸이 피멍" …통계 안잡힌 부상자 수백명

뒤늦게 병원 찾는 사람 많은데

사고 당일 귀가 인원 통계 빠져

의료진 "적극적인 치료 받아야"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 경찰과 구급차가 모여 있다. 연합뉴스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 경찰과 구급차가 모여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로 156명이 숨지고 172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은 부상자도 많게는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당일 인파에 깔리는 등 피해를 당했지만 혼잡한 현장 상황으로 병원에 가지 않고 곧장 집으로 돌아간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정부는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이들까지도 치료비 등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2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집계한 부상자는 모두 157명이다.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거나 병원 진료를 받고 귀가한 인원만 포함됐다. 사고 당일 현장에서 곧바로 귀가한 부상자는 대부분 반영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안부·보건복지부·경찰·서울시 등을 통해 부상자를 파악 중인데 사고 직후 병원 진료 없이 바로 지방으로 갔거나 개인적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분들은 통계에서 제외됐다”며 “아직 파악이 안 된 환자는 직원들이 직접 연락해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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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상자 수는 사고 이후에도 꾸준히 늘었다. 사고 발생 하루 뒤에는 82명에 그쳤던 부상자가 지난달 31일 149명으로 급증했다. 2일 오전 6시에는 157명, 5시간 뒤인 오전 11시에는 172명으로 늘었다.

사고 통증을 호소하는 부상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통계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현장에 있던 부상자들이 응급실을 방문했다가 퇴원했다”며 “현장에서는 정신이 없어서 휩쓸리듯 집으로 갔는데 몸이 아파서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생존자들 역시 후유증이 걱정돼 늦게라도 병원 진료를 받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사고 현장에서 1시간 이상 깔려 있다가 구조된 20대 여성 A 씨는 “집에 가서 보니 다리와 골반이 완전히 부어서 멍이 든 상태였다”며 “이틀 뒤에는 하혈과 어지럼증·호흡곤란 증상이 지속돼 주말에 병원을 방문하려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생존자 김 모(27) 씨도 “허리며 다리에 온통 피멍이 들어 통증 때문에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며 “당시 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수백 명이 다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전했다.

의료진은 생존자에게 적극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했다. 강한 압박으로 세포가 손상을 입으면서 멍이 든 경우 근육세포가 깨지면서 심장과 신장 손상 등을 야기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석재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홍보이사는 한 방송에서 “(압사 사고로) 심한 근육 손상이 발생하면 칼륨이나 칼슘 같은 전해질의 혈중농도가 급격히 올라가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부상자에게 실치료비를 지급하는 등 각종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환자 등급에 따라 치료비를 다르게 지원할 계획”이라며 “부상자가 구청이나 시청을 통해 직접 신청하고 서류 제출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남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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