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MMORPG 비켜라"…이제는 'K-서브컬쳐'가 대세

'승리의 여신: 니케' 양대 앱마켓 1위

두터운 팬층·저렴한 제작비 '일석이조'

대기업·중소기업 모두 개발 '박차'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불러온 서브컬쳐 게임 열풍이 ‘승리의 여신: 니케’의 흥행으로 본궤도에 올랐다. 서브컬쳐 게임은 미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장르로, 일본 애니메이션풍 일러스트가 특징이다. 글로벌 수요가 높고 제작비도 비교적 저렴해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를 독식해 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대체재로 급부상 중이다.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의 신작 ‘승리의 여신: 니케’는 지난 11일 ‘리니지W’를 제치고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분야 매출 1위에 올랐다. 지난 4일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른지 딱 일주일 만이다.

니케는 미소녀 캐릭터에 슈팅 요소를 접목한 전형적인 서브컬쳐 게임이다. 서브컬쳐 게임은 그동안 장르적 특성상 소수 매니아층이 즐기는 ‘비주류 장르’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 게임 시장을 사실상 독식해 오던 MMORPG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7월 미소녀 육성 게임 우마무스메에 이어 니케까지 1등 자리를 꿰차면서다. 지난 2017년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을 출시한 이후 약 5년간 구글 매출 1위는 줄곧 MMORPG 차지였다.



특히 니케는 국내 중소 게임사가 자체 개발한 지식재산권(IP)이라는 점에서 특히 뜻깊다는 평가다. 그동안 다수 서브컬쳐 게임들이 상위권을 꿰찼지만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 정도를 제외하면 대다수가 외산 게임이었다. 미호요 ‘원신’, 빌리빌리 ‘파이널 기어’는 중국 게임사 작품이었고, 넷마블(251270) ‘페이트/그랜드 오더’, 카카오게임즈(293490) ‘프린세스 커넥트’와 ‘우마무스메’는 한국 게임사가 일본 게임 판권을 사와 국내 배급만 맡는 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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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블루 아카이브’넥슨 ‘블루 아카이브’


서브컬쳐 게임은 MMORPG보다 글로벌 확장 가능성도 높다. MMORPG의 경우 대만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비주류 장르에 속하지만, 서브컬쳐 게임은 전 세계에 포진한 일본 애니메이션 팬층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니케는 출시 이후 일본 앱스토어 매출 1위, 미국 앱스토어 매출 8위에 올랐다. 넥슨 ‘블루 아카이브’도 최근 업데이트를 진행한 이후 일본 앱스토어 매출 40위권에서 2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통상 수백억 원이 투입되는 MMORPG에 비해 제작비도 저렴하다. 시프트업과 같은 중소형 게임사들도 충분히 ‘대박’을 노릴 수 있는 이유다. 실제 중소 게임 개발사 ‘스마트조이’는 지난 2019년 서브컬쳐 게임 ‘라스트 오리진’ 출시 이틀 만에 개발비를 전액 회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브컬쳐 게임은 돈을 아끼지 않는 ‘충성 유저’의 비중이 높고, 제작비도 비교적 저렴한 ‘가성비 장르’라 중소형 게임사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브컬쳐 게임의 가능성을 엿본 국내 게임사들은 관련 게임 개발에 한창이다. 카카오게임즈 '에버소울', 펄어비스(263750) 계열사 빅게임스튜디오의 '블랙클로버' 등이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중소형 게임사 작품 중에서는 조이시티(067000)의 ‘스타시드:아스니아 트리거’가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다.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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