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英, ‘550억 파운드’ 재정 확충 예산안 발표

대규모 증세·공공지출 삭감 담겨

트러스 예산안 8주만에 정책 유턴

제레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 AFP연합뉴스제레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 AFP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증세 및 지출 삭감으로 총 550억 파운드(약 88조 원)의 재정을 확충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17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이로써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대규모 감세안 발표 이후 8주 만에 영국의 경제 방향이 완전히 뒤바뀌게 됐다.



BBC에 따르면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하원에 출석해 공공지출 축소와 횡재세·소득세 등 세수 확대를 통해 550억 파운드의 재정을 확충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발표했다. 현지 언론들은 증세로 250억 파운드, 지출 삭감으로 300억 파운드를 충당할 것으로 봤다. 헌트 장관은 “영국이 전례 없는 세계적인 역풍에 직면해 있다”면서 “향후 몇 년간 고물가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지출에서) 어려운 결정들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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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는 소득세의 최고세율 45%가 적용되는 대상을 연 소득 15만 파운드에서 12만 5000파운드로 낮추는 방안이 포함됐다. 전체적인 과세 구간도 2028년까지 고정된다. 올해 막대한 이익을 올린 에너지 기업들에 부과하는 횡재세는 세율을 25%에서 35%로 올린다. 내년 횡재세 세수는 140억 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헌트 장관이 강조한 영국 경제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물가 인상을 억제하고 위기에 빠진 영국 경제를 재건하는 것이 이번 예산안의 목표다. 이날 영국 예산책임청(OBR)은 영국의 경제성장률이 내년 -1.4%로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단 2024년에는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1.3%, 2025년에는 2.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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