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홍용남 알로 창업자 "눈 앞에 있어야 일하는 것 신뢰하는 시대는 지났죠"

미국인의 일하는 방식 새로 정의한 협업 툴로

원격 근무로는 쌓기 힘든 동료간 신뢰 구축

홍용남 알로 창업자가 조직 생산성 인프라 프로젝트명 ‘알로월드’를 소개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홍용남 알로 창업자가 조직 생산성 인프라 프로젝트명 ‘알로월드’를 소개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홍용남 알로 창업자가 조직 생산성 인프라 프로젝트명 ‘알로월드’를 소개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홍용남 알로 창업자가 조직 생산성 인프라 프로젝트명 ‘알로월드’를 소개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팬데믹 이후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고 원격 근무가 일상이 되면서 화상회의 솔루션 줌이나 커뮤니케이션 툴 슬랙과 같은 협업툴의 역할이 커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협업을 하는데 왜 협업하는 것 같지 않을까'하는 의문점과 함께 원격 근무로 인한 피로감이 터져 나온 것이다. 그때 기존 툴의 취약점을 보완하며 존재감을 키운 것이 한국인이 만들어 낸 협업툴 알로(Allo)다. 알로는 지난해 말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가 35만명으로 전년 대비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서 만난 홍용남 알로 대표는 "텍스트를 통한 협업이 아니라 ‘비주얼’을 통한 협업을 내세워 미국인들에게 일하는 방식 자체를 직관적으로 정의해준 것이 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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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옛 오시리스시스템즈)가 2017년 출시한 화이트보드 앱 '비캔버스'는 당초 홍 대표가 공동창업자인 경병현 알로 최고기술책임자(CTO)와의 업무 소통을 쉽게 만들기 위해 재미로 만든 툴이었다. 당시 국내에는 원격 근무라는 개념조차 없었고, 무엇보다 기업간거래(B2B) 소프트웨어 시장이 전무했다. 이후 한 투자자의 권유로 2019년 미국으로 본사를 이전한 뒤 팬데믹이 터졌다. 홍 대표는 "이용자들이 슬랙과 줌을 쓰다 보니 화이트보드 툴이 그리워진다는 의견을 냈지만 사실 이용자들이 진짜 그리워한 것은 화이트보드에 머리를 맞대고 결과물을 함께 도출하는 '협업의 느낌'이었다"고 짚었다. 알로 툴은 칸반(단계별 작업 현황을 시각화하는 방식)에 적힌 업무를 가지고 협업을 할 수 있게 멍석을 깔아주는데 이 멍석 역할을 캔버스가 한다. 캔버스를 통한 협업 과정에서 코멘트를 달 때는 텍스트를 입력하는 대신 그래픽, 도형, 그리기 등 시각적인 소통을 할 수 있게 했다. 최근 크리에이티브 툴 기업 어도비가 인수한 협업 툴 피그마와 달리 캔버스를 종이처럼 구역을 나눠 제한된 공간에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했다는 것이 홍 대표의 설명이다.

알로의 박준형(왼쪽부터) 이사, 홍용남 대표, 경병현 CTO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알로의 박준형(왼쪽부터) 이사, 홍용남 대표, 경병현 CTO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협업 방식은 해결했지만 협업을 잘 하게 하는 방식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았다. 고민 끝에 하이브리드 근무가 놓치고 있는 것은 생산성 저하가 아니라 협업 과정에서의 참여도 하락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홍 대표는 “일을 할 때 상대가 조용하면 이 사람이 기여를 하는지 안 하는지 알기가 어려운데, 거기에서 이미 신뢰를 쌓기 어려워진다"며 “시장이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인프라를 원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 고민의 결과물이 현재 준비 중인 프로젝트명 ‘알로 월드’다. 협업툴에서 한 발 더 나아간 협업 인프라로, 50인 이하 사업장에서 각 직원의 일하는 유형을 MBTI처럼 나누고 현재 어떤 일을 진행 중인지 대시보드를 통해 보여준다. 여기에 기존에 쓰던 외부 협업툴인 줌, 슬랙, 마이크로소프트오피스 등을 가져와서 쓸 수 있게 했다. 홍 대표는 “눈 앞에 있어야만 일하는 것을 신뢰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이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이든 서포트를 많이 하는 사람이든 행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든 각 사람의 유형에 따라 그 사람의 일터에서의 가시성(Visibility)를 극대화하는 인프라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알로가 하는 것은 단순히 인사평가 등을 위한 게 아니라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에 대해 투명하게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신뢰를 쌓게 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제공=알로/사진 제공=알로


한편, 알로는 프리시리즈A로 현재까지 실리콘밸리의 알케미스트 액셀러레이터등으로부터 누적 투자 100억원을 유치했으며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핀테크 스타트업 플로우, 국내에서는 스마일게이트 등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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