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K무비 위상 재확인 했지만…극장가 회복 더뎌 시름 여전

■2022 영화계 결산

박찬욱·송강호 등 칸 수상에도

극장 매출 3년전의 60% 그쳐

'압도적 볼거리' 작품만 인기 속

14% 뛴 관람료도 흥행에 발목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탓에 악몽 같은 2년여를 보낸 국내 영화계가 올해도 그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영화는 칸 국제영화제에서 사상 처음으로 두 편의 수상작을 배출하는 기염을 토하며, 세계무대에서 ‘K무비’의 큰 존재감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팬데믹 여파로 관객이 끊겼던 국내 극장가의 회복세는 매우 더뎠고, 팬데믹 이전대비 60% 수준의 시장 회복에 그쳤다.

5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왼쪽) 감독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한국 영화 ‘브로커’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5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왼쪽) 감독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한국 영화 ‘브로커’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폐막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는 두 편의 한국영화가 수상작으로 발표됐다. 배우 송강호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을 통해 한국은 역대 칸 영화제에서 모든 본상 수상작을 배출한 국가 중 하나가 됐다. 박 감독은 한국 감독으로서 역대 두 번째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았고, 2004년 ‘올드보이’의 그랑프리(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의 심사위원상에 이어 세 번째 상을 받았다. ‘헤어질 결심’은 내년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예비후보로도 올라가 있어,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상황이 녹록치 않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통계를 보면 연초부터 이달 27일까지 극장 누적 매출액은 약 1조1342억원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연간 매출액 1조9140억원에서 59.3% 회복된 수준에 그쳤다. 올해 손익분기점을 넘긴 한국영화도 ‘범죄도시2’ ‘한산’ ‘공조2’ ‘헌트’ ‘올빼미’ ‘마녀2’ ‘육사오’ ‘헤어질 결심’ 등 8편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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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9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올해 개봉작 중 흥행 1위를 차지한 영화 '범죄도시2'. 사진 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1269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올해 개봉작 중 흥행 1위를 차지한 영화 '범죄도시2'. 사진 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기대에 못 미친 흥행 수치다. 극장가는 팬데믹 전만 해도 연간 2조원대의 매출을 노리다가 코로나19의 창궐로 매출 규모가 졸지에 약 4분의1 수준으로 급감한 상황이라, 시장 회복이 절실했다. 5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와 함께 개봉한 ‘범죄도시2’가 1269만명의 기록적 흥행을 하며 기대감은 현실이 되는 듯 했지만, 연중 최고 대목인 여름 개봉한 대작 영화들이 기대에 못 미쳤다. ‘외계+인’ 1부가 관객 153만명에 그친 점이 치명적이었다. 부진은 하반기로 이어졌고, 비수기인 11월에는 팬데믹 중이던 2021년 수준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 같은 부진의 원인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달라진 영화 관람패턴, 영화 관람료의 급격한 인상 등이 꼽힌다. 팬데믹 기간 주요 영화관들은 세 차례에 걸쳐 가격을 올렸다. 영진위의 ‘영화티켓 지수로 알아본 영화관람가격 적정성 점검’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팬데믹 기간 관람료 상승률은 14.4%다. 여기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확산되면서 영화도 집에서 보는 일이 익숙해졌고, 관객들도 반드시 영화관에서 봐야 할 작품만 영화관에서 본다는 얘기다. 실제로 압도적 볼거리를 앞세웠던 ‘탑건: 매버릭’의 장기 흥행, 현재 상영 중인 ‘아바타: 물의 길’의 관객 동원이 단적인 예다.

영화 ‘탑건: 매버릭’의 한 장면. 817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외화 흥행 1위에 올랐다.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영화 ‘탑건: 매버릭’의 한 장면. 817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외화 흥행 1위에 올랐다.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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