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와 같은 뇌신경계질환(CNS) 임상은 특히나 데이터 퀄리티가 중요한데, 삼성서울·서울아산·세브란스 병원 등 해당 분야에 최고 수준 의료기관을 보유하고 유럽·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도 저렴한 한국이 최적의 임상 3상 거점입니다."
미국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바이오기업 세레신의 찰스 스테이시(사진) 대표이사는 29일 서울 여의도 IFC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국내 기업공개(IPO)를 포함해 한국에서 주요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로 국내 임상 환경의 우수성을 꼽았다. 현재 신약 개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질환 중 하나인 알츠하이머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앞둔 가운데,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아시아 지역에서는 특별히 한국을 중심으로 임상을 추진하는 것이다. 스테이시 대표는 "상반기 중 임상수탁기관(CRO) 선정을 마치면 첫 번째 투여는 올해 말에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레신은 2021년부터 세레신은 코스닥을 바이오 기업의 시장 비중과 이해도가 높은 선도적인 증시로 보고 내년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2001년 설립된 세레신은 당초 건강식품 기업으로 출발해 뇌의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기전이 치료제로 가능성을 보이면서 신약개발사로 변신했다. 특히 2018년 네슬레가 최대주주에 오른 뒤 2021년에는 4000만 달러 규모 시리즈B·B 브릿지 투자 유치에는 SK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투자증권, IBK캐피탈 등 국내 투자사가 대거 참여했다. 스테이시 대표는 “한국계 경영자가 아닌 완전한 해외 기업의 IPO는 최초인 만큼 한국거래소에서도 큰 관심으로 적극적으로 지원 중”이라고 말했다.
세레신은 최근 레카네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속승인으로 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경쟁 속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테이시 대표는 "현재 경쟁사에서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신약들은 1년에 수만 달러에 달하는 수액 주사제가 대부분이지만 케톤체 전구물질 트라키팔른(CER-0001)은 음료처럼 마시는 액체류로 복용편의성과 상대적으로 싼 가격이 강점"이라며 "케톤이라는 에너지 대사 물질이 뇌의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기전은 2상에서 경증·중등도 알츠하이머의 인지 능력 개선을 입증했기 때문에 개발 완료 시 획기적으로 널리 쓰일 수 있는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올해는 알츠하이머 3상과 함께 본격적으로 편두통에도 개발 속도를 높혀 기술 이전을 노릴 계획이다. 스테이시 대표는 "지난해 말 CER-0001의 편두통 임상 2·3상 대비 81명에 대한 파일럿 스터디에서 긍정적인 효능을 확인해 임상 진입과 함께 올해 말까지 기술 수출(라이언스 아웃)을 추진하겠다"며 “향후 뇌 신진대사 자극 기전을 기반으로 파이프 라인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