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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리포트] 70년대 록 소환 ‘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

‘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 라이브 콘서트 무대에서 리드 보컬 빌리 던(샘 클라플린)과 데이지 존스(라일리 코프)가 ‘킬 유 투 트라이’를 열창하고 있다. 사진 제공=Prime Video‘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 라이브 콘서트 무대에서 리드 보컬 빌리 던(샘 클라플린)과 데이지 존스(라일리 코프)가 ‘킬 유 투 트라이’를 열창하고 있다. 사진 제공=Prime Video




1977년 록 밴드 ‘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는 정상에 오른다. 리드 보컬 데이지 존스와 빌리 던이 이끌던 무명의 밴드가 빌보드 차트를 장악한 것. 그러나, 인기 절정의 순간 시카고 스타디엄 콘서트(1979)에서 돌연 밴드 해체를 발표한다. 두 보컬 사이에 감돌던 불화설 때문이라 짐작할 뿐이다. 그렇게 밴드의 해체 선언은 록음악팬들에게 의문으로 남는다. 20년이 흘러 ‘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고 멤버 전원이 인터뷰에 참여하면서 숨겨진 진실이 드러난다.

밀레니얼 세대가 열광하는 작가 테일러 젠킨스 리드가 인터뷰 형식으로 쓴 베스트셀러 소설이 아마존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되었다. 1970년대 록 문화의 향수를 소환한 이 시리즈는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9개 부문 후보에 지명되었다. 누군가의 뮤즈가 되길 거부하며 자신의 음악을 하는 위대한 누군가가 되고 싶은 데이지 존스가 밴드 리더이자 작곡가인 빌리 던을 만나 성공하고 사랑에 빠지고 갈등을 겪다가 추락하는 뮤지션 이야기다. 저자는 열 세살 때 TV로 본 영국 록 밴드 ‘플리트우드 맥’ 콘서트에서 감지한 스티비 닉스와 린지 버킹햄의 야릇한 케미가 영감이 되었다고 책 말미에서 밝혔다.

선셋 거리를 누비던 그루피 데이지 존스(라일리 코프)는 록 밴드 ‘더 식스’(수키 워터하우스, 윌 해리슨, 조쉬 화이트하우스, 세바스찬 샤콘, 샘 클라플린)를 만나 꿈을 이룬다. 사진 제공=Prime Video선셋 거리를 누비던 그루피 데이지 존스(라일리 코프)는 록 밴드 ‘더 식스’(수키 워터하우스, 윌 해리슨, 조쉬 화이트하우스, 세바스찬 샤콘, 샘 클라플린)를 만나 꿈을 이룬다. 사진 제공=Prime Video



리사 마리 프레슬리의 딸 라일리 코프가 부와 미모, 재능까지 겸비한 싱어송라이터 데이지 존스로 나온다. 밴드 ‘더 식스’의 리더이자 작곡가 빌리 던 역은 ‘북 오브 러브’에서 소설가 헨리 코퍼로 나왔던 샘 클라플린이 연기한다. 둘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뮤지션으로는 환상의 케미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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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건 모두 가질 수 있을 정도로 부유하고 아름다운 데이지 존스는 선셋 스트립의 음악 클럽과 파티에서 10대 시절을 허비한다. 밤늦게까지 놀다가 로큰롤과 사랑에 빠져 싱어송라이터에 도전한다. 그러나 그녀의 음악보다는 외모를 탐내는 사람들로 인해 마약과 약물에 의존하게 된다. 같은 시기 피츠버그의 외곽 해즐우드에서는 빌리 던과 그레이엄 던 형제가 동네 친구 에디 라운드트리, 워렌 로하스, 척 러빙과 함께 ‘던 브라더스’라는 밴드를 결성한다. 10대 아마추어 밴드로 성공하지만 멤버 중 척이 빠지면서 한 차례 시련을 겪는다. 투어 매니저 로드 레예스의 권유로 밴드 본거지를 LA로 옮기기로 결정한 빌리는 여자친구 카밀라 알바레즈와 꿈을 찾아 떠난다. 밴드 ‘더 식스’를 결성, 활동 범위를 넓혀가며 새로운 보컬을 찾던 빌리는 테디 프라이스의 추천으로 데이지가 합세하면서 밴드 ‘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가 탄생한다.

데이지 존스와 빌리 던은 사사건건 충돌하는 앙숙이지만 무대에서는 환상의 케미를 보인다. 사진 제공=Prime Video데이지 존스와 빌리 던은 사사건건 충돌하는 앙숙이지만 무대에서는 환상의 케미를 보인다. 사진 제공=Prime Video


개성 강한 두 뮤지션은 사사건건 충돌하지만 음악적 교감을 나누면서 감정적 소용돌이 속에 빠져든다. 1978년 역사적 앨범 ‘오로라’가 출시되고 빌보드 1위 등극과 더불어 오로라 월드 투어가 시작된다. 빌리는 오랜 연인 카밀라에게 임신 사실을 듣고 투어를 떠나기 직전 결혼식을 올린다. 그 다음은 여느 성공한 뮤지션들의 일화와 다를 바 없다. 약물 중독, 외도, 갈등, 정신적 지주(테디 프라이스)의 죽음 등등. 그렇게 ‘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는 1970년대 록 전성기를 소환하면서 로큰롤 문화와 분위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이들이 발매한 앨범 ‘오로라’는 실제 음원으로 출시돼 하루 만에 뮤직차트 1위를 석권하는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데이지 존스가 없었다면 흔하디 흔한 뮤직 드라마에 그쳤을 것이다. 모든 차별과 편견을 재능으로 극복하고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한 여성 뮤지션의 서사가 있어 볼 만한 시리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로 공개된 10부작 ‘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는 할리우드 스타 리즈 위더스푼이 제작에 참여했다./하은선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골든글로브협회(GGA)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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