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의 최대주주 IBK기업은행(지분율 6.93%, 2023년 기준)이 3월 주주총회에서 방경만 신임 사장 후보자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이에 따라 3대 주주 국민연금(6.31%)의 찬성 여부가 차기 사장 안건 통과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KT&G는 포스코·KT와 함께 특정 오너가 없고 소액주주가 많아 ‘주인 없는 기업’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소유 분산 기업’이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과 맞물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중요해진 가운데 올해 기업 주총에서는 배당 등을 놓고 주주 간 표 대결이 백가쟁명식으로 이뤄질 것이 확실시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KT&G의 차기 사장 후보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함에 따라 3월 28일 주총에서 치열한 표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기업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KT&G의 대주주로서 명백하게 (차기 CEO 결정 등이) 문제가 있다는 의사표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 측은 “재단과 기금에 자사주를 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비율이 10%에 육박한다”며 “(방 후보의) 수석부사장 선임 후 영업이익이 20% 이상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KT&G 측은 실적 악화 등은 기저 효과에 따른 것으로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미국 사모펀드(퍼스트이글인베스트먼트)에 이어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결정이 중요해졌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고위 인사는 “정부가 한국 증시의 레벨업을 의미하는 밸류업 정책을 밀면서 국민연금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며 “운용 독립성을 최우선에 둘 수밖에 없는 국민연금으로서도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 주총은 소액주주·행동주의펀드의 입김이 그 어느 때보다 커 회사 측과의 충돌이 빈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