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퇴진을 촉구하는 이스라엘 시민들의 시위가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31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예루살렘에 있는 크네세트(의회) 건물 인근에는 10만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모여 네타냐후 정부가 주도하는 우파 연정 퇴진을 촉구했다.
시위대는 네타냐후 총리의 사퇴뿐만 아니라 '즉각적인 조기 총선 실시'와 '인질 협상 합의'도 강하게 요구했다.
이번 시위를 유발한 것은 다름 아닌 네타냐후 총리의 ‘내로남불’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아들인 야이르 네타냐후는 개전 후 6개월째 귀국하지 않고 미국 마이애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가 휴전 합의를 하지 않아 인질로 잡혀간 이스라엘 국민들의 석방이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네타냐후가 자신의 아들은 전쟁으로부터 지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될 만한 행보다.
또 이스라엘 정부가 초정통파 유대교도 청년들에 대해서 병역 면제를 두둔하고 있어 이같은 이중적인 태도도 시위대의 분노를 자극하고 있다.
채널12 방송은 "크네세트 앞 시위대 규모는 지난해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최대"라며 "지난해 네타냐후 정부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 반대 시위'를 연상케 했다"고 보도했다.
예루살렘 의회 앞에 모인 시위대는 인근에 텐트를 치고 밤을 지새우며 앞으로 나흘간 연속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총리실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가 정기 검진 과정에서 탈장이 확인됐다"며 "오늘 밤 전신마취 상태로 탈장 수술을 받는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가 건강 문제로 병원 신세를 지는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사법부 무력화 입법 최종 투표를 앞두고 심박조율기(pacemaker) 삽입술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