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빈라덴 사살한 美 엘리트 특수부대, 中 대만 침공 대비해 1년 넘게 훈련중

미 해군 소속 '실 팀 식스' 댐네그기지서 비밀 훈련

대만 둘러싼 미중 관계가 美 최우선 순위로 풀이돼

대만군 병사들이 7월 24일 중국 본토와 가까운 진먼섬 랴오뤄 항구에서 정기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대만군 병사들이 7월 24일 중국 본토와 가까운 진먼섬 랴오뤄 항구에서 정기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1년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던 미국 해군 소속 대(對) 테러 엘리트 특수부대인 ‘실 팀 식스(SEAL Team Six)’가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대만을 지원하기 위한 훈련을 1년 넘게 지속해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을 인용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관측하고 대비하는 것은 미 정부의 최우선 순위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FT에 따르면 ‘실 팀 식스’는 미 육군의 ‘델타포스’와 더불어 미군의 최정예 부대(tier 1)로 꼽힌다. 미 해군 정예부대인 ‘네이비 실’ 소속이지만 미 합동특수작전사령부(JSOC)의 지휘를 받으며 미군 내에서도 가장 민감하고 어려운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2009년 소말리아 해적에 인질로 잡힌 화물선 매어스크 앨라배마호의 선장 리처드 필립스를 구출하는 등 군 역사에 남을 만한 수행 기록을 남겼다. 2011년 파키스탄에서 은신 중이던 국제테러집단 알 카에다의 두목 오사마 빈 라덴의 안전가옥을 급습해 사살한 부대도 ‘실 팀 식스’였다.



FT는 이 정예 요원들이 워싱턴에서 남동쪽으로 약 250km 떨어진 버지니아 비치의 댐네그(DamNeck) 기지에서 1년 넘게 중국·대만의 충돌에 대비한 계획을 수립하고 훈련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부대가 어떤 훈련을 하고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FT는 “이 비밀 훈련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는 것을 저지하는 동시에 그런 사태에 대한 대비를 강화하는데 미국이 집중하고 있음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역시 대만 계획에 대한 질문에 “광범위한 우발 상황에 대비하고 훈련한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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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2021년 미국의 인태사령관이었던 필 데이비슨 해군 제독이 “중국이 6년 이내에 대만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한 이후부터 이 같은 준비가 강화됐다고도 지적했다. 그에 앞선 2020년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7년까지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을 명령했다.

독립·친미 성향의 대만 라이칭더 총통이 5월 28일 공군 장병들을 만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독립·친미 성향의 대만 라이칭더 총통이 5월 28일 공군 장병들을 만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국제 테러 단체의 위협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수 작전 부대가 미국 정보기관 등과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한 집중을 강화할 여력이 생긴 셈이다. 실제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장(CIA)는 지난주 FT와 인터뷰에서 “예산의 20%를 중국에 투입하고 있으며, 이는 3년 동안 200%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온라인 국가안보전문지 하이사이드(The High Side)를 운영하는 션 네일러 역시 “실 팀 식스가 대만 관련 임무를 계획 중이라는 소식은 그리 놀랍지 않다”며 “지난 수년간 국방부가 강대국 경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최정예 대테러 부대도 역할을 찾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만은 미중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으로 꼽힌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면서 무력 사용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미국이 대만 관계에 개입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대만에 대해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자 중미 관계에서 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고 말했다.

1979년 제정된 대만관계법(TRA)에 따르면 중국의 대만 공격시 미군의 군사적 개입이 명문화되지는 않았다. 다만 대만이 스스로 방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 미국은 군사 개입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보여왔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무력 도발시 미군이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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