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환상의 칩인 버디 김시우, 이번엔 '잘자요 세리머니'

프레지던츠컵 포섬 16번홀서 묘기

1홀차 아쉬운 패배…포볼은 완승

승리 이끈 김주형도 '어퍼컷 환호'

프레지던츠컵 포섬 경기에서 미국프로농구(NBA) 스테픈 커리의 ‘잘 자’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김시우. AFP연합뉴스프레지던츠컵 포섬 경기에서 미국프로농구(NBA) 스테픈 커리의 ‘잘 자’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김시우. AFP연합뉴스




이 조합은 보는 재미가 확실하다. ‘팀 김’ 김시우(29)-김주형(22) 얘기다.

29일(한국 시간) 캐나다 퀘벡주의 로열 몬트리올GC에서 계속된 미국-인터내셔널(유럽 외)의 프레지던츠컵 셋째 날 포섬(공 1개 번갈아 치기) 경기. 팀 김은 16번 홀(파4)에서 위기를 맞았다. 166야드 남긴 거리에서 김주형이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벙커 턱의 깊은 러프에 걸린 것. 공이 놓인 지점에서 핀이 거의 보이지 않는 가파른 오르막이었고 핀 사이 공간도 좁았다. 김시우는 톡 찍어 부드럽게 띄우는 샷을 한 뒤 핀에 최대한 가깝게 붙기를 바랐다. 그런데 공은 그대로 들어가고 없었다. 환상적인 칩인 버디. 김시우는 모자를 벗어던지며 그린으로 뛰어 올라가 이른바 ‘나이트, 나이트(잘 자)’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손바닥을 모아 귀 옆으로 대고 고개를 기울인 그는 터질 듯한 팬들의 함성 소리를 음악 삼아 그린을 신 나게 돌았다.



이 사이 상대 조 패트릭 캔틀레이와 잰더 쇼플리는 조용히 등을 돌리고 다음 홀로 향했다. 16번 홀에서 이룬 극적인 타이에도 팀 김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캔틀레이에게 5m 버디를 맞고 아쉽게 1홀 차로 졌다. 하지만 승부와 관계없이 김시우의 세리머니는 소셜미디어와 외신 보도를 타고 널리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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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리머니는 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 스테픈 커리의 동작으로 유명하다. 김시우는 경기 뒤 “우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공이 들어가 매우 기뻤다”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선수가 커리다. 그래서 그런 세리머니를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출신 아내인 오지현의 열렬한 현장 응원을 받은 김시우는 앞서 14번 홀(파4) 2m 버디 성공 뒤 양 무릎을 빙글 돌리는 세리머니로도 눈길을 끌었다. 홀 가장자리를 돌고 들어간 퍼트에 가슴을 쓸어 내린 상황을 몸으로 표현한 것이다.

팀 김은 앞서 치른 포볼(각자 공 치기)에서는 키건 브래들리-윈덤 클라크 조를 4&3(3홀 남기고 4홀 차 승리)으로 완파했다. 이날 포볼 4경기 중 인터내셔널팀의 유일한 승리를 팀 김이 책임졌다. 포볼 경기를 주도한 것은 김주형의 폭발적인 에너지였다. 14번 홀(파4)에서 성공한 6m 버디 퍼트가 하이라이트였다. 김주형은 공이 생각한 퍼트 라인을 그대로 타고 구르자 홀에 들어가기도 전에 확신의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허공을 가르는 주먹질과 함께 포효한 그는 김시우와 가슴 부딪치기로 기쁨을 만끽했다.

김주형은 직전 대회인 2022년 당시 클러치 퍼트 성공 뒤 모자를 집어던지는 격한 세리머니로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며 주목 받았고 김시우도 미국 간판 저스틴 토머스를 꺾는 등 팀 내 가장 많은 승점 3을 챙겼다.

인터내셔널팀은 전날까지 승점 5대5로 맞섰으나 이날 포볼과 포섬에서 각각 1승3패씩으로 부진해 중간 합계 7대11로 밀렸다. 대회는 싱글 매치 12경기만 남겼다. 두 팀의 신경전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 가운데 김주형은 이날 경기 후 “일부 선수가 우리에게 욕하는 소리를 들었다. 스포츠맨십이 없었다”고 쏘아붙였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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