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이 앞 부부싸움도 아동학대"…경찰, 판단지침 발간

172건 사례·수사 결과 기재

"훈육·학대 기준 모호함 덜것"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아동 학대와 훈육 간 모호한 경계로 인한 혼란을 덜기 위해 '아동학대 판단 지침서'를 제작·배포했다.



29일 경찰청 누리집 홈페이지에 공개된 지침서는 총 172건의 다양한 아동 학대 사례를 영역별·상황별 15가지 기준으로 분류하고 법원의 유무죄 판결과 검찰의 불송치, 경찰의 불입건 등 수사기관의 학대 판단 결과를 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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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침서에 수록된 사례 중에는 훈육 차원에서 아이에게 억지로 마늘 3~4개와 양파 반 개를 먹게 한 경우, 아이 앞에서 배우자의 목을 조르며 부부 싸움을 한 경우도 있었다. 두 사례 모두 명백한 아동학대 범죄로 인정 받아 실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지침서는 '정인이 사건'을 전후로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증하고 관련 신고 건수도 급증한 데 따른 대응이다. 국수본은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으나 구체적인 아동 훈육 범위에 관해 법이나 판례, 사회적 합의 등으로 정해진 것이 부족해 서이초 교사 사건 등 교권 하락 문제가 발생하고 부모의 일반적인 훈육 행위도 아동이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진다"면서 "아동을 양육·교육하거나 학대 행위를 수사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도움을 주고자 지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수본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20년 1만 6149건에서 2023년 2만 8292건으로 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정 내 아동학대 사건처리 건수는 4538건에서 1만 554건으로, 집단 보육시설 아동학대는 571건에서 1394건으로 각각 133%, 144% 급증했다.


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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