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이 작년 10월 사전에 정산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은폐하려는 다수 정황을 이들의 구속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구 대표 등의 구속영장청구서에 지난해 정산대금 지급 불능 상황을 인지하고 논의한 정황을 상세하게 적시했다.
구 대표는 티몬 인수 직후인 2022년 9월 최길형 위메프 개발본부장에게 ‘티몬은 날라갈 수 있으니, 큐텐으로 뽑아갈거 뽑자’라는 취지의 대화를 나누며 큐텐 유한회사의 이익만을 위한 거래량 확대를 통한 자금 마련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앞서 구 대표가 지난 7월 국회에 출석해 미정산 사태를 올해 7월 12일에 보고 받았다'고 밝힌 부분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검찰은 류화현 위메프 대표 역시 2022년 12월 21일 최 씨에게 '길어야 6개월이 시한부인데 걱정이다. 이제 상품권도 거의 최대치다. 큐익스프레스가 6개월 이내 상장되지 않으면 각자도생이다'라는 취지로 대화를 나눈 점을 미뤄 정산대금 지급이 불가능한 사실을 미리 알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정산대금 지급 불능 상황을 은폐하려 한 정황도 구속영장에 담겼다. 티몬·위메프 경영진이 금융감독원에 미정산금액을 허위로 신고하거나 허위의 미정산 금액 보호방안 및 실현 불가능한 PG사 자회사 분리 계획을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관계 당국의 통제와 감시를 회피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구 대표 등이 대외협력 업무를 담당하는 임직원들을 동원해 큐텐 등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 민원 제기 등과 관련해 국회·언론사에 허위 해명 등을 하는 방법으로 셀러와 구매자들이 큐텐의 재정 악화 상황을 알 수 없도록 은폐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4월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위시' 인수 때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로부터 500억 원을 끌어다 쓰고도, 인터파크커머스로 송금한 경위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지난 4일 구 대표 등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횡령, 배임 혐의를 받는 구 대표 등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검찰이 현재까지 추산한 구영배 대표 등 피의자들의 횡령 금액은 671억여 원, 티몬과 위메프 법인에 끼친 손실은 모두 692억여 원에 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