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300만弗'짜리 끝내기 버디…상금왕 쏜 사냥꾼 '티띠꾼'

女골프 최대 우승상금 LPGA CME 투어 챔피언십 22언더 정상

400만불에 ‘리스크 리워드’ 보너스 100만불…1주에 70억 벌어

‘605만’ 한 시즌 최대상금 新까지…3승 한국, 13년 만 최소 승수

‘한국은 없네’…신인상을 탄 일본의 사이고 마오(왼쪽부터),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자인 태국의 지노 티띠꾼, 최소타수상을 받은 일본의 후루에 아야카가 25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티뷰론GC에서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한국은 없네’…신인상을 탄 일본의 사이고 마오(왼쪽부터),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자인 태국의 지노 티띠꾼, 최소타수상을 받은 일본의 후루에 아야카가 25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티뷰론GC에서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타야 티띠꾼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2년 신인상과 2023년 베어트로피(최소타수상)를 탔고 지노 티띠꾼이라는 등록명으로 올해 상금왕에 올랐다.



태국의 2003년생 영건 티띠꾼이 여자 골프 역사상 최대 우승 상금의 주인공이 됐다. 한 번에 400만 달러(약 56억 원)를 거머쥐어 올해의 선수 넬리 코르다(미국)를 제치고 상금왕에 올랐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상금 7위였다가 대반전을 이룬 것이다.

티띠꾼이 25일(한국 시간) 우승한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1100만 달러)을 끝으로 LPGA 투어는 33개 대회의 2024시즌을 마무리했다. 7승을 혼자 거둔 코르다를 앞세운 미국이 합작 12승으로 시즌을 지배한 사이 한국은 3승에 그쳐 13년 만의 최소 승수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마지막 두 홀 이글·버디로 뒤집기=티띠꾼은 한 주 새 500만 달러(약 70억 원)를 벌었다. 지정 홀 성적 합산인 리스크 리워드 챌린지 1위에 따른 보너스(시즌 상금과는 별개)로 100만 달러를 앞서 받았기 때문이다. 시즌 최종 상금은 약 605만 달러(약 84억 5000만 원). 2007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한 시즌 최대 상금(약 436만 달러)을 훌쩍 넘어 신기록을 썼다. 시즌 2승째이자 통산 4승인데 올 시즌 첫 승은 2인 1조 대회인 다우 챔피언십에서 인뤄닝(중국)과 함께한 것이었다. 사실상 1승으로 최대 상금 기록을 작성한 셈이다.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티뷰론GC(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 16번 홀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을 기록이다. 400만 달러 잭팟의 주인공은 티띠꾼이 아니라 에인절 인(미국)일 것 같았다. 티띠꾼은 같은 조 인에게 2타 뒤진 2위였다. 하지만 17번 홀(파5)에서 5m 이글 기회를 만들고 이 퍼트를 넣으면서 공기가 바뀌었다. 공동 선두로 맞은 18번 홀(파4)에서는 물을 건너는 6번 아이언 샷을 핀 1m 남짓한 지점에 붙여 22언더파로 1타 차 우승을 확정했다. 2위 인이 받은 상금이 100만 달러니까 티띠꾼이 마지막 홀에 성공한 버디는 300만 달러(약 42억 원)짜리였던 것이다. 티띠꾼은 3라운드 마지막 두 홀 이글-버디에 이어 이틀 연속 똑같이 놀라운 막판 집중력으로 드라마를 완성했다.

관련기사







아버지가 중국계인 티띠꾼의 현재 등록명은 지노 티띠꾼이다. 지노는 중국인을 뜻하는 ‘진(Jeen)’에서 나왔다. 티띠꾼은 아타야보다 지노가 쉽고 기억하기 좋을 것 같아서 가족과 지인 사이에 불리는 별명으로 이번 시즌 중에 등록명을 바꿨다. 그는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 받은 기분”이라며 “사실 우승 상금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안 든다. 하지만 아마 한동안은 씀씀이가 커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뼈아픈 일본의 약진=한국 선수 중에서는 첫날 선두였던 안나린이 코르다와 같은 15언더파 공동 5위(상금 22만 7500 달러)로 마친 게 최고 순위다. 이로써 한국은 시즌 3승(양희영·유해란·김아림)으로 시즌을 마쳤다. 2011년(유소연·최나연·박희영) 이후 13년 만에 가장 적은 우승 횟수다. 지난해까지 매년 1승 이상씩 해냈던 고진영이 무승에 그치는 등 뚜렷한 에이스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뼈아픈 것은 일본의 약진이다. 일본은 승수는 한국과 같은 3승이지만 후루에 아야카가 베어트로피를 타고 사이고 마오가 신인상을 받는 등 주요 부문 수상자를 2명이나 배출했다. 한국은 무관이다. 유해란과 임진희가 각각 평균 타수 2위, 신인상 포인트 2위에 오른 게 최고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통산 6승의 사이고는 올해 공식 데뷔 전부터 LPGA 투어 대회 출전 경험이 열 두 번이나 있었다. 반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국내 메이저 대회와 일정이 겹치는 해외 투어 대회에 참가할 경우 강도 높게 제재한다.

미국 진출을 선언한 올해 KLPGA 투어 3관왕 윤이나에게로 자연스럽게 기대가 쏠린다. 윤이나는 다음 달 5일부터 닷새간 앨라배마주 매그놀리아 그로브GC에서 열리는 퀄리파잉(Q)시리즈 최종전에 나선다. 공동 25위 안에 들면 내년 시즌 LPGA 투어 카드를 얻는다.


양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