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창업의 돛을 달고] 기업이익 사회환원 정신필요하다

최규동 서울PR대표「돈을 보고 일하면 돈이 점점 달아난다」는 말이 있다. 너무 돈 버는 데만 집착하고 조급해하기보다 일하는 보람에 가치를 두라는 얘기. 요즘처럼 먹고 살기도 힘든 세상에 보람을 머저 찾으라고 하면 우습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창업하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일하는 자세를 어떻게 갖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만큼 기업인에 대한 불신이 높은 곳도 없는 것 같다. 도둑이 부잣집만 골라 털었다고 하면 「어떻게든 뒤로 빼낸 돈이 많을 테니 털려도 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러나 한번 생각해보자. 제조에서 판매, 급여, 고용보험, 의료보험, 국민연금, 협력업체에 대한 대금 지불 등 사업체 하나가 나라 경제 돌아가게 하는 일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가.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의 인식속에 「기업인=부정부패」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여태껏 올바를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 경영자가 적었다는 얘기밖에 안된다. 기업가 정신이란 「사회를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 인식하고 이익을 얻은 만큼 사회에 환원할 줄 아는 건전한 정신」으로 알고있다. 작년 우리나라를 수마(水魔)가 덮쳤을 때, 어느 중국집 사장이 무료로 자장면을 몇 백그릇씩 제공했던 적이 있었다. 그는 그동안 부지런히 땀흘려 돈을 번 것이 사실이지만, 그 지역 주민들이 자신의 자장면을 사 먹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그 고마운 소비자들에게 보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반면 내가 아는 기업인 중 하나는 재산이 몇 천 억원이 넘는데도 자선금을 낸다든가 사회 단체에 기부를 한다든가 하는 일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어차피 기업인을 적대시하는 분위기인데 뭐하러 이 사회 좋은 일을 하느냐, 대신 규모있는 소비로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겠다는 논리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 비뚤어진 소비 형태는 사회 전반적으로 위화감만 조성할 뿐이다.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한 경영자일까. 비록 규모는 작지만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겠다는 이 중국집 사장이야말로 진정 존경할만한 가치를 느끼게 한다. 물건을 사준 소비자들에게, 함께 일해 준 직원들에게, 도와준 협력업체들에게 고마워할 줄 알고 이익을 돌려줄 줄 아는 기업인의 자세가 필요하다. 아무리 작은 일에서 출발하더라도 항상 스스로에게 묻자. 「나는 장사꾼인가, 기업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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