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출 두달째 증가… 침체 벗나/5월 수출입동향 분석

◎반도체 수출 13개월만에 증가세로/“내수침체따른 밀어내기식” 분석도수출경기가 지난달에 이어 두달째 완만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가격하락과 기업들의 감산조치로 감소세를 지속한 반도체 수출이 13개월만에 증가세(지난해 5월 대비 8.8% 증가)로 반전됨으로써 「수출전선이 일단 침체추세에서는 벗어난 것 아니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반면 연이은 부도와 경기침체의 결과, 원자재와 자본재 수입이 계속 줄어들면서 산업활동 위축을 반영하고 있다. 이같은 산업활동 위축은 기업들이 아직도 축소경영의 기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어서 겉보기에 무역수지가 약간 개선됐다고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김상렬 통산부 무역정책심의관은 『적자 확대의 주원인으로 작용한 반도체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1월 마이너스 42%를 기록한 뒤 2월 마이너스 44.1%까지 내려가다 3월 마이너스 36.9%, 4월 마이너스 8.9%를 각각 기록하며 회복기조를 유지해왔다. 반도체를 제외한 기타 품목은 3.2%의 증가율을 기록, 지난 4월(9.6%)보다 증가세가 주춤한 양상이다. 통산부는 중화학제품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제품 등 주요 품목의 수출회복에 힙입어 신장세를 유지했으나 신발 섬유를 비롯한 경공업 수출이 3.6%의 감소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근로자의 날, 석가탄신일 등 연휴로 5월의 통관일수가 지난해 5월에 비해 1·3일이 적은 23.5일에 그쳐 이같은 불규칙 요인을 감안할 때 수출증가율은 9.7%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김상렬 심의관은 수출회복의 원인으로 『선진국 경기가 활기를 띠고 있는 데다 원화 절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 우리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5월의 수출입동향 분석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수입이다. 지난해 9월(마이너스 1.8%) 이후 8개월만에 감소세를 보였으나 이는 대부분 원자재와 자본재 등 생산요소의 급속한 수입감소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원자재는 5월20일 현재 수입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마이너스 8.5%,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은 각각 7.5%, 6.2%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는 아직도 기업들의 투자와 생산활동이 꽁꽁 얼어붙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며 이같은 내핍경영이 장기화할 경우 경기가 오랜 침체 터널에서 벗어나는데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김상렬 심의관은 『자본재 수입이 많이 줄어든 것은 이미 지난해부터 국내기업의 설비능력이 공급과잉 상태이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기업이 경쟁력 향상을 위해 고도화투자를 할 경우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산부는 월간 적자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특히 2·4분기들어 월간 적자가 전년에 비해 현저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대내외 여건의 급격한 변동이 없는 한 연말까지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햇살」이 언제까지 비칠 것인지는 미지수다. 수출증가 요인이 수출경쟁력 회복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내수침체에 따른 밀어내기 수출때문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통산부의 공식 입장도 무역수지 안정기조의 정착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불투명하다는 선에 머물고 있다.<한상복>

관련기사



한상복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