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예결위] 예산청탁에 골머리

특히 자신의 지역구 민원 뿐만 아니라 각 당 지도부와 중진의원들의 요청을 무시할 수 없는 예결위원들은 다른 항목의 예산을 삭감해 예산을 배정할 수밖에 없어 민원성 예산편성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예결위 한 관계자는 2일 『위원들 자신 지역구의 예산끌어가기도 문제지만 적정편성을 지도해야할 지도부나 당 중진들도 버젓이 관심사항이라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계수조정에 들어가면 그동안 정책질의는 온데간데 없고 대부분 상임위나 정부에서 책정하지 않은 민원예산 조정에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민원챙기기 예산배정을 요구하는 형태도 각양각색이다. 예결위원들은 대정부 정책질의를 통해 지역민원을 제기하며 예산배정을 요구한다. 특히 비난을 의식한 의원들은 민원성 질의를 자신에게 할애된 질의 시간중 제일 마지막에 끼어넣기식으로 직접 질의하거나 서면질의를 통해 「관심사항」을 제기한다. 개인 민원성 질의에는 여야가 따로 없을뿐만 아니라 회의가 심야시간에 들어서 기자나 방청객의 관심가 소홀해진 틈을 집중 이용한다. 전남 한 여당의원은 지방국도의 조기사업착수와 함께 삭감된 예산의 복원을 주장했으며 다른 여야 의원은 『영남권에 (무역)상사중재원이 있으니 당연히 호남에도 하나 있어야 한다』,『호남에는 4,000억원 상당이 배정됐는데 부산 경남은 2,000억원에 불과하다』 등등 망국적 지역주의적 발언을 통해 장관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경기도 야당 한 의원은 교육재정 확충을 주장하면서 자신의 지역구에 「강당·체육관 건축 예산배정」을 요구했으며 강원도의 한 위원은 문화재보수예산지원의 필요성을 장시간 주장하면서 장관답변을 유도하다가 『총액예산이 확정되면 00항교나 00지역의 문화재 지원에 우선 배정하겠다』는 장관의 답변을 듣고서야 말을 마치기도 했다. 또 충청권의 한 의원은 자신의 질의 시간의 절반을 넘게 지역구 지청 격상등 지역민원을 일일이 지적했으며 경북 한 의원은 지하철 공사비와 관련해 법제화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예산비율을 바꿀 것을 주장하는 대범함을 보이기도 했다. 당 지도부와의 협의아래 정책질의를 통해 지역민원을 챙긴 의원대신 다른 의원이 예결위원으로 교체 투입되어 새로운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당 지도부와 중진의원들은 예결위원들을 통해 공개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방식을 쓴다. 여당 전국구 한 의원은 흑산도 일주도로와 흑산도 대단위어류양식장과 대불항 2단계 예산배정을 요구하고 나섰으며 또다른 여당의원은 광주 비엔날레 예산지원을 요청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장덕수기자DSJ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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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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