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다보스포럼 스위스서 개막] 이라크전쟁ㆍ北核사태 집중 논의

23일 시작된 스위스 다보스 포럼은 미ㆍ이라크 전쟁 위기, 북한 핵사태, WTO 농업ㆍ서비스 협상 등 정치 경제적으로 종잡을 수 없는 변수들이 널려 있어 개최 기간 내내 그 어느때보다 불확실성이 회의 분위기를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모임의 주제를 `신뢰 구축`으로 정한 것도 안개처럼 얽힌 국제 정세는 물론 엔론 사태에서 드러났듯 미국식 자본주의의 폐해 등 각종 신뢰위기를 극복해 보자는 절박한 심정에서 비롯됐다. 특히 포럼 후반부인 27일 유엔의 대 이라크 무기 사찰단 보고서가 나오고 마지막 날인 28일 이라크 사태의 가닥을 잡을 수 있는 부시 미 대통령의 연두 교서가 예정돼 있어 참석자들은 정작 내부 회의보다는 바깥으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슈별 논의 내용을 예측해본다. ◇발등에 떨어진 이라크와 북핵 사태=미ㆍ이라크 전쟁이 가뜩이나 불안한 미국 등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이 심도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긴급하고도 중요한 문제인 만큼 24일 우리측의 `한반도 상황 및 북한에 대한 브리핑`세션이 별도로 잡혀있고 같은 날 `대 테러 전쟁과 세계 질서의 변화`세션에 이어 26일 `세계를 위협하는 다양한 공포`세션에서 이라크 사태, 대량 살상 무기 확산 문제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불확실한 세계 경제=국내 총생산의 5%에 육박하는 미국의 재정적자, 지난 90년대초부터 10년 넘게 지속되는 제 2 경제대국 일본의 경기 침체, 유럽 통합 이후 높아만 가는 독일의 실업률과 재정적자 확대 문제 등 안개 속을 헤메는 세계 경제의 탈출 해법이 논의된다. 세계적인 경기 위축으로 지난 2001년 세계 교역량이 20여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고 국가간 자본 이동 규모도 줄어들면서 글로벌화 세계화라는 지상 명제(?)가 퇴색해가고 있다. 미국 경제 불안에 따른 달러 가치 하락이 세계 자본시장의 중심지인 월가로부터 금융자본 엑소더스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미국 금융시장이 마비되면서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라크 전쟁의 규모와 기간은 이 같이 불안한 세계경제에 더욱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위협받는 미국식 자본주의=엔론 사태 등 잇따른 미국 기업과 금융시장의 부정 사건으로 `주주 이익 극대화`만을 목적으로 하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폐해에 대한 문제와 대안들이 제시될 전망이다. 일부에선 미국식 자본주의가 도덕성과 사회적 의무를 무시한 채 목표 주가와 주주 이익만을 중시한 나머지 여러가지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며 구 소련 기업의 목표 할당제와 다를 바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앞길 험난한 농업ㆍ서비스 개방 협상=국가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논의 범위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WTO 농업ㆍ서비스 개방 협상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지난 12월로 마감이 예정됐던 지적재산권과 의약품 개방 협상은 미국과 개도국간의 마찰로 무산됐고 올 3월로 잡혀있는 농업협상은 농산물 수출국과 수입국간 견해가 팽팽히 맞서며 논의될 개방 범위와 폭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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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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