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출단가 높어야 GNI 늘어난다"

■ 한은 '수출-성장' 보고서96년이후 GNI 성장률 GDP의 절반도 못미쳐 수출을 통해 실질 국민소득(GNI)을 늘리려면 기존 수출산업의 부가가치를 꾸준히 끌어올려 수출단가를 높여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수출과 성장간의 관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6년부터 2001년까지 반도체ㆍ정보통신기기 등 주력 수출품목의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교역조건도 악화됨에 따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비해 GNI 성장률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96년부터 2001년까지 실질 GDP는 연평균 4.7% 증가한 데 반해 실질 GNI는 2.0% 늘어나는 데 그쳤다. 81년부터 95년까지만 해도 GDP 및 GNI 성장률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81년부터 90년까지 연평균 실질 GDP 및 GNI 성장률은 각각 8.7%, 9.3%에 달했다. 91년부터 95년까지 5년간 실질 GDP와 GNI도 매년 평균 7.5%, 7.4%씩 증가했다.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경제성장에 비해 실질 GNI나 국민후생수준 개선효과는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 수출 주력품목의 가격하락으로 실질 GNI 증가세 둔화 지난 20년간 국내 수출구조는 반도체ㆍ통신기기 등 조립가공산업을 중심으로 재편돼왔다. 조립가공산업의 수출비중은 ▲ 80년 21.5% ▲ 85년 31.7% ▲ 90년 40.7% ▲ 95년 53.9% ▲ 2001년 58.7% 등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처럼 수출구조가 조립가공산업을 중심으로 고도화되고 있지만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목의 가격하락은 교역조건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실질 GNI 증가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률(GDP 기준)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GNI는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2000년 실질 GDP 성장률은 9.3%에 달한 반면 실질 GNI 성장률은 3.6%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도 GNI 성장률은 1.3%로 GDP 성장률(3.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 경상수지 및 상품수지도 물량이 아닌 단가에 따라 변동 지난해 반도체(9.5%), 컴퓨터(7.4%), 무선통신기기(6.6%) 등 5대 품목의 수출비중은 39%에 달했다. 이처럼 소수 주력품목을 중심으로 수출구조가 바뀌면서 이들 품목의 가격변동에 따라 상품수지, 나아가 경상수지가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상품수지 변동은 크게 물량 및 단가(교역조건)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90년대 전반에는 상품수지 변동이 대부분 수출입물량 증감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96년부터는 단가 등락에 따른 수지 변동폭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2001년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133억9,000만달러로 전년의 168억7,000만달러에 비해 34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분 가운데 단가요인에 따른 감소규모는 무려 91억7,000만달에 달해 물량요인에 의한 증가분(56억9,000만달러)을 압도했다. 이에 따라 실질 GNI 및 경상수지를 늘리려면 기존 수출산업의 고부가가치화에 주력해 수출단가를 높여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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