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월요초대석/발자취] 43살에 직장생활 접고 美유학

귀국후 8년간 정-재계 가교역손병두 부회장은 경남 진주에서 15리쯤 떨어진 농촌 마을에서 중농의 아들로 태어나 진주중을 거쳐 서울 경복고에 진학했다. 하지만 부친의 사업실패로 가정교사ㆍ외판원 등 고단한 고교시절을 보냈다. 당초 가톨릭 의대에 응시, 합격했으나 등록금이 없어 포기하고 1년 뒤 서울대 상대에 입학했다. ROTC 장교로 군복무를 마친 뒤 삼성그룹에 입사, 지난 79년 삼성그룹 비서실 이사가 되기까지 10여년을 삼성과 함께 보냈다. 그러나 '비서실에 오래 근무한 죄'로 본의 아니게 직장생활을 마감한 뒤 43세의 나이에 가족들을 남겨놓고 미국유학의 길을 떠났다. 손 부회장은 한참 뒤 20년 가깝게 어린 학생들과 생활하고 경쟁한다는 것이 정말 힘겨웠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당시 그는 평생 잊지 못할 일을 경험했다. 힘들고 실의에 빠져 학교(메릴랜드대) 교정을 거닐다 우연히 학교 상징인 거북이의 등을 만졌는데 자꾸 만지다 보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다는 열의가 솟아났다는 것이다. 지금도 사무실이나 집에는 나무로 깎은 거북이가 여러 개 있다. 손 부회장은 귀국한 뒤 동서경제연구소 소장, 동서투자자문 사장,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 등을 거쳐 97년 전경련 상근 부회장에 선임됐다. 한경연 시절을 합치면 무려 8년간이나 전경련에서 일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장수비결에 대해 재계는 특유의 부지런함과 성실함ㆍ추진력 등을 꼽고 있다. 그는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일한다. 또 정부에 지인도 많아 재계와의 가교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약력 ▲ 64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 79년 삼성 회장비서실 이사 ▲ 85년 한국생산성본부 상무 ▲ 88년 동서경제연구소 소장, 동서투자자문 사장 ▲ 95년 한경연 부원장 ▲ 97년 전경련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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