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 성장엔진을 찾아라]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그룹이 올해도 세계 최대 조선사의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조선부문에서 세계적으로 사상 최대인 125척(920만톤, 70억달러 규모)이 넘는 수주물량을 확보해 넉넉한 작업량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이에 따라 고부가 선박을 중심으로 한 선별수주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최대 최고 조선그룹 입지 강화=현대중공업의 중장기 전략은 3단계에 걸쳐 추진된다. 우선 1단계로 올 연말까지 탱커와 컨테이너선 등 일반 상선에 대한 최고의 경쟁력 실현과 함께 LNG선, 화물ㆍ승객겸용운반선(RO-PAX), FPSO, 잠수함 등 특수 선박에 대한 설계ㆍ시공 능력을 대폭 향상시킬 계획이다. 2단계로 2007년까지 통합설계생산시스템 구축에 의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LNG-FPSO, FSRU, 이지스함에 대한 설계ㆍ시공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2010년까지의 3단계에서는 세계 최고 조선소로서 기술력에 의해 시장을 선도하는 한편 신개념 선박을 개발하고 크루즈선에 대한 설계 시공능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올해는 수주가 지난해 보다 줄어들지만 매출은 오히려 10% 정도 늘어난 11조5,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매년 세계에서 건조되는 선박 5척 가운데 1척은 현대중공업에서 만들고 있다”며 “지난 83년 이후 20여년동안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기술력에서도 1위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ㆍ해양플랜트 부문 외에 굴삭기 등 중장비 부문에서도 올해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굴삭기시장에서 대우종합기계와 1위 다툼을 벌이는 등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 장쑤성 창저우시에 제3공장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중국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 10월엔 중국 장쑤성 양중시에 중전기 합자공장을 설립키로 했으며 이를 중국내 판매는 물론 아시아ㆍ중동지역에 대한 수출전진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말 국내 최초로 연간 1000대 산업용 로봇 생산 기록을 수립했으며, 선박용 대형엔진 시장의 35%를 점유하는 등 종합 중공업체의 면모를 다지고 있다. ◇내실있는 1위를 만든다=현대중공업그룹의 성장 축은 세계 최고의 기술개발과 수익성 제고에 맞춰져있다. 앞으로 중국을 비롯한 후발 조선업체들의 추격으로 저가 선박보다는 고부가 선박 중심의 매출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를 위해 올해 3년째 시설설비 투자를 줄이는 대신 연구개발(R&D) 투자는 늘리는 경영계획을 마련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에 전기자동차 연구를 위한 신기술연구소를 개소해 미래기술력 확보를 위한 해외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생산력뿐 아니라 기술력에 기반을 둔 LNG선, LPG선, 8,000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선 건조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미국과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지들이 기술, 디자인, 성능 등으로 고려해 선정하는 세계 우수선박에 21년 연속 선정되는 등 건조선박의 질적 우수성을 과시하고 있다.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도 지난해에 비해 수주는 줄이지만 수익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을 통해 중장기적인 성장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말 출범 3년 11개월만에 조선업계 사상 최초로 최단기간 1,000만톤 선박 건조기록을 달성했다. 또 수주잔량으로 선박 69척을 보유, 2006년까지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특히 8,2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9척을 수주하는 등 고부가 선박시장에도 도전하는 한편 오는 2007년 매출 1조7000억원을 달성해 무차입경영을 실현할 계획이다. [민계식 사장의 성장론] "경영도 마라톤..길게보고 승부" 민계식 현대중공업 사장은 마라토너로 유명하다. 민 사장은 연간 평균 10여회씩 지금까지 130여 차례나 풀코스를 완주했다. 기업과 경영을 말할 때도 마라톤에 곧장 비유한다. 민 사장은 “참고 꾸준하게 달려야 하는 마라톤은 인생과 같다. 경영도 마라톤과 같이 긴 안목으로 달려야 한다”고 말한다. 현대중공업이 그동안 달려온 길은 확장과 매출을 늘리는데 힘을 쏟아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조선소로 자리잡았다. 그 와중에도 국산화와 자체기술확보 노력도 아끼지 않아 일부 기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국내에서 만들어내는 기술과 자재들이 선박에 장착된다. 민 사장은 “앞으로 달려갈 길은 기술개발에 집중해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조선소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제 절반 정도 달려온 것 같다”고 덧붙인다. 그는 특히 “경영은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이기 때문에 인생의 참맛을 느끼지 못하면 좋은 경영인이 될 수 없다”며 따뜻한 마음으로 선박을 만들 것을 강조한다. <조영주기자 yj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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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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