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 버팀목 소비마저…" 美 경기침체 우려감

■ 소비자 신뢰지수 급락자동차등 소비 급속 위축… 연말 쇼핑특수 적신호 미국인들 사이에 "올해는 성탄절이 없다"는 얘기가 요즘 부쩍 많아지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미국 경제를 강력하게 버텨왔던 소비가 올 4ㆍ4분기 들어 궤도를 이탈,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되는 미국의 소비관련 통계들이 일제히 급락, 연말 소비시즌을 앞두고 미국인들의 씀씀이가 냉각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9일 뉴욕소재 민간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79.4로 9월의 93.7보다 무려 14.3 포인트 떨어졌다.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는 5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미국인들의 소비가 피로에 지쳐 급속하게 가라앉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26일 미시건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신뢰지수도 80.6으로 9월의 86.1에서 급락, 9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었다. 조사를 맡고 있는 미시건대의 리처드 커틴 교수는 "이 지수가 앞으로 더 하락할 경우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2를 차지하므로, 투자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가 흔들린다면 미국의 경기둔화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는 여건이다. 소비자 지수 급락은 올 연말 특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11월말 추수감사절부터 12월 성탄절까지 대쇼핑기간으로, 소매 판매의 40%가 이 기간에 이뤄진다. 미국의 소비 위축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분야는 자동차 분야이며, 부동산 분야 거래도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판매는 무이자 할부금융의 특혜에 힘입어 지난 7~8월에 급증했으나, 판촉 혜택이 끝나는 10월부터 급감 추세에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0월 미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27% 급락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크라이슬러 부문은 수요 감소에 대처, 이번주부터 북미지역 4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으며, 포드자동차는 1,000억 달러의 대외부채에 눌려 회사채가 정크본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부동산중 주택부문은 지난 9월에 신규주택 거래가 0.4%, 기존주택은 1.9% 증가, 호황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사무용 빌딩은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계속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 라이스 연구소에 따르면 사무용 빌딩의 공실률은 지난 3ㆍ4분기에 15.7%로 2000년말 7.9%에서 급증, 기업 파산이 늘어나면서 빈 사무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같은 기간에 사무실 임대료도 미국 평균 5.5% 하락했다. 도쿄-미쓰비시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소매판매가 한주 전보다 1.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 하락 발표 이후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FRB가 다음달 6일로 예정된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하향조정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31일부터 잇따라 발표되는 노동부의 10월 실업률,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업황조사, 상무부의 3ㆍ4분기 경제성장률 등 각종 경제지표도 부정적인 결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커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뱅크원의 앤서니 카리타키스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관련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것은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 필요성을 나타낸다"며 "다음달 회의에서 0.5%포인트 인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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