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중공업] 한라중공업 위탁경영 표류

이유는 과거 한라중공업이 수주한 선박의 가격이 너무 낮은 점과 노조와의 협상차질 때문. 이로 인해 지난 17일까지 실사를 마무리하고 채권단측과 위탁경영 계약을 체결키로 했던 현대중공업은 실사도 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RH중공업 위탁 관련 업무는 사실상 중단돼 왔다.가장 큰 고민은 저가 수주. 한라중공업은 올들어 23척의 케이프 및 파나막스급 선박을 수주했다. 문제는 한라가 위기에 처하면서 채권단을 안심시키기 위해 너무 낮은 가격에 수주했다는 점. 이들 선박은 대부분 건조의향서(L/I) 또는 건조계약만 체결한 상태에서 한국수출입은행 등이 선수금에 대한 환급보증(R/G)을 거부해 아직까지 정식 수주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한라가 수주한 17척의 파나막스급 벌크선의 평균 선가는 척당 2,000만달러선이며 6척의 케이프사이즈급은 3,200만달러선. 이는 파나막스급의 최근 시세가 척당 2,150만달러, 케이프사이즈는 척당 3,600만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척당 150~400만달러 이상 낮은 가격이다. 현대중공업은 RH를 위탁경영할 경우 수익의 30%를 받도록 돼 있지만 현재 수주 가격으로 기대수익을 올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선박들은 선급금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계약을 파기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계약을 포기할 경우 RH 삼호조선소의 일감이 없어진다. 이런 이유로 현대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현대측은 이들 선박 중 8척은 그나마 수용할 수 있으나 나머지 15척에 대해서는 해약 또는 재계약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그리스 선주인 브레이브 마리타임과 다이파스시핑은 발주협상을 철회한 상태이며 클라우드 올덴도르프와 타이총칭도 발주협상을 재검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조문제도 고민거리다. RH중공업 노조는 해고자 복직과 단체협상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전 수준으로 체결해줄 것을 조건으로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실사마저 지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와의 협상이 전혀 진전이 없어 10월 중에도 계약체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계약이 늦어지는 만큼 회사의 정상화도 늦어져 모두가 손해볼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민병호기자BHM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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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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