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마이골프] 김형우 한의원장

세계인구 중 장애인의 비율은 10%정도나 된다고 한다. 그러나 그 수를 실감할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이 마음 편히 거리를 다닐 수 있을 만큼 우리나라가 아직은 선진국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보다 훨씬 더 운동을 많이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인 제약과 본인의 운동능력 저하로 인해 실제로는 엄청난 운동 부족을 감수하며 살아가고 있다. 때문에 비장애인에 비해 노화가 빠르고 그에 따라 성인병에 노출될 위험성도 한결 높으며 평균 수명도 훨씬 짧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의 경우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은 관계로 한쪽 다리가 불편하지만 일찍부터 운동을 유난히 좋아했기에 안 해본 운동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운동을 멀리하게 된 대가로 몸은 풍선처럼 부풀어 말 그대로 목불인견의 상태에서 10여년을 보냈었다. 어느날 친구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하게 됐지만 격렬한 운동을 좋아했던 나로서는 사실 골프가 무슨 운동이 되랴 싶은 마음이 한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운동을 시작하면서 그러한 생각이 오판이었음을 금새 깨달았다. 술과 좋지 않은 음식으로 찌든 몸은 금방 땀으로 범벅이 됐고 공은 마음대로 맞아주지를 않았다. 오기가 발동한 나는 레슨도 받고 인터넷을 뒤지고 골프에 대한 책이라면 무엇이든 사서 보는 골프광으로 변화해가고 있었다. 덕분에 체중이 대학 시절 때와 맞먹을 정도로 줄었고, 너무 작아졌어도 차마 버리지 못한 결혼식 예복이 지금은 커서 입지 못하게 됐다. 사실 모든 장애인이 골프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인 이유 또는 장애의 정도에 따라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공을 볼 수 있고 걸을 수만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운동이 골프다. 장애는 생활에 약간의 불편이 따를 뿐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골프를 하며 필자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소리가 “몸도 불편하신데 공을 참 잘 치시는군요” 하는 말이다. 다가오는 3월이면 골프를 시작한 지 만 2년이 된다. 지난해에 평균 90대 중반까지는 공을 쳤었다. 올해는 안정적인 보기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지금의 몸 상태는 10년 이상 젊어진 느낌이다. 몸이 젊어지니 마음도 함께 긍정적으로 변하며 항상 즐겁다. 그래서 골프를 권해준 친구를 만나면 항상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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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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