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콜금리 세차례 인상효과 과연 있었나?

'게릴라성 단기자금'만 이동..시장왜곡 여전<br>콜금리-금융시장 `따로 따로'…영향력 한계

지난해말 이후 콜금리가 세차례나 올랐지만 자금시장에서는 이에 상응하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고질화된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보이지 않는데다 자산거품도 꺼지지 않고 있어 자금시장의 왜곡현상이 고착화될 수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아울러 콜금리보다는 오히려 주식시장이나 국제 금융시장 등의 요인이 자금시장에 맹위를 떨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자금 단기부동화 '요지부동'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세번에 걸친 콜금리 인상에도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은 큰 변화없이 유지되고 있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 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의 수신은지난달에만 무려 6조3천억원 늘어났다. 지난 1월 은행 수신이 결제성예금 감소와 설 현금수요 등의 계절적인 요인에 의해 무려 14조6천억원 빠져나간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하지만 지난달 은행수신이 비교적 큰 폭의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단기성 수신이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지난달 수시입출식예금(MMDA)이 2조7천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시장성수신이 3조4천억원 늘어나면서 지난달 전체 은행수신 증가액의 절반 이상을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단기성 수신으로 분류되는 머니마켓펀드(MMF)의 수신이 3조8천억원이나 늘어지난달 자산운용사 수신 증가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권으로 자금이 추세적으로 유입된다기 보다는 방향을 잡지 못한 '게릴라성' 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됐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금리를 올려도 부동산이나 주식에서의 기대수익률에 비하면 여전히 수익률이 낮기 때문에 콜금리 인상이 단기 부동화 해소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자산버블 해소도 '의문' 콜금리 인상은 한은의 기대와는 달리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거품을 해소하는 데에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올들어 주식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금리 인상보다는 외환시장 및 국제금융시장의 동향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최근엔 일본의 금리정책 기조 변경 여부 및 유럽의 금리인상 분위기 등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전세계에 나가 있는 엔화 자금이 일본으로 환류하면서 주식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시장 역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지난달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6천억원 늘어나 전달(3천억원)보다 증가폭이 더 확대됐다. 금융연구원 신용상 박사는 "원래 금리 수준이 너무 낮았기 때문에 세번 금리 인상으로 자산버블 해소를 기대하긴 어려웠다"고 말했다. ◇ 금융시장, 콜금리와 '따로국밥' 지난달 자산운용사 수신 가운데 주식형펀드는 1조원 늘어나 전달의 6조1천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으나 채권형펀드의 경우 2004년 12월 이후 무려 1년3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같은 주식시장 자금유입 둔화 역시 콜금리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여타국내외적인 변수로 인해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데에 전문가들은 대체로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기간의 수신 가운데 단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달 51.4%로 전달에 비해 0.2%포인트 줄어들기는 했으나 최근 세차례의 콜금리 인상의 효과로 보기에는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또 은행권 정기예금 가운데 1년이상 만기 상품의 수신이 1조4천억원 늘어나 모처럼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6개월 미만 상품도 1조1천억원이나 늘어나면서 콜금리 인상이 자금 이동을 유인했다고 보기는 힘든 것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최근 금융시장에 미치는 콜금리의 영향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LG경제연구원의 신민영 연구원은 "국내 금리가 아니라 일본 및 유럽의 금리 인상을 토대로 전세계적인 자금시장 이동을 봐야할 정도로 시장이 개방됐다"며 "결국이는 그만큼 콜금리의 자금시장 영향력은 약해졌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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