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식시장 약정액' 외국계법인 국내사 추월임박

작년 83조 격차가 올들어 3조로 줄어외국계 법인의 국내 주식시장 매매규모(약정액)가 이르면 금년말에 국내기관의 규모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들어 외국계 법인의 국내 주식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국내기관의 주식 매매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의 영향으로 외국계 증권사가 법인영업시장의 1ㆍ2ㆍ3위를 차지하는 등 외국계의 법인영업시장 독과점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올들어 지난 10월말 현재 해외 기관투자가의 주식약정액은 88조원규모. 국내 기관투자가의 법인약정규모 91조원에 3조원 가량 적은 금액이다. 이는 지난 한해 동안 국내기관 약정액이 210조원으로 해외기관 약정액(127조원)과 83조원 가량 차이가 났던 점을 감안하면 그 차이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이르면 올해말에, 늦어도 내년초에는 외국계 법인의 국내 주식시장 매매규모가 국내법인을 앞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계 증권사의 법인영업시장 독점현상도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메릴린치증권과 UBS워버그증권ㆍCSFB 등 외국계 증권사가 국내 법인영업시장의 1ㆍ2ㆍ3위를 차지하고 있다. ◆ 올해 국내 법인영업 시장규모, 지난해보다 50% 축소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주식투자비중을 줄이면서 한국법인들의 매매규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반면 외국법인들의 매매규모 감소세는 상대적으로 작아 외국 법인들의 국내법인시장 점유율은 계속 커지고 있다. 국내와 외국 약정액을 합한 전체 법인영업 규모는 지난해 월평균 29조3,000억원에서 올해는 17조9,000억원으로 39% 가량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총337조원이었던 법인영업시장이 올해는 215조원으로 122조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법인의 매매규모는 지난해 월평균 14조9,000억원에서 올해는 7조5,000억원으로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국내외를 합한 전체 감소 폭 40%보다 10%포인트나 크다. 그러나 외국 법인의 시장규모는 23%가량 줄어드는데 그쳐 평균감소율 40%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국내 증권사 법인영업팀 관계자는 "국내 기관들의 주식투자가 크게 줄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법인영업이 외국계에 밀리게 됐다"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곧 해외 법인의 투자규모가 곧 국내 법인을 앞지를 것"이라고 말했다. ◆ 해외법인을 잡아야 국내시장을 장악한다 지난 10월말 현재 해외 법인의 약정규모는 88조원으로 국내 법인의 91조원보다 조금 작았다. 그러나 해외 법인은 일부 외국계 증권사로 몰린 반면 국내 법인의 약정액은 국내 증권사와 해외 증권사로 분산돼 결국 해외 법인을 잡는 곳이 국내 법인 시장을 주도했다. 해외투자가의 국내 법인시장은 CSFBㆍUBS워버그ㆍ메릴린치 증권이 나란히 1,2,3위를 차지하며 각각 11조5,331억원, 11조4,870억원, 11조509억원 등 모두 11조원을 넘어 세 개 회사가 전체 물량의 40%가량을 차지했다. 그러나 국내법인 시장은 삼성증권이 7조805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한투증권 6조4,593억원, 대투증권 5조3,011억원 등을 차지하는 등 상위 3개사가 전체의 20%를 점유하는데 불과했다. 또 해외 시장을 선점한 메릴린치ㆍUBS워버그 등은 국내시장에서도 각각 1조7,172억원, 1조2,103억원 등의 약정고를 올려 각각 9위와 11위를 차지했다. 또 국내 법인영업실적이 미미한 CSFB도 해외 법인 영업에서 1등을 차지하면서 전체에서 3등을 유지하고 있다. ◆ 해외법인의 국내약정액, 국내기관보다 더 많아진다 외국투자가들은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을 밝게 보고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이는 해외법인시장의 규모가 국내 법인시장의 규모를 곧 앞설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더욱이 외국계 증권사들은 법인 영업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시장이 올해 안정적이고 탁월한 수익률을 보여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유지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해외 법인영업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한국 기관을 상대로 한 국내 법인영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승호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