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기로의 5대그룹 현황과 과제] (4) 대우

경영행태나 계열사의 업종별 분포를 보면 대우는 「책임있는 경영주체에 의해 운영되는 독립된 기업 연합형태」에 가깝다.외형상 재계 3위의 거대그룹이면서 여타 그룹과 달리 2세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무리하는 흔적도 없다. 구조조정을 통해 남게 되는 10개 계열사는 대부분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높다. 대우그룹이 다른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부분들이다. 대우는 「수출총력체제」와 「구조조정」을 올해 경영전략의 양대 축으로 삼았다. 수출중심 그룹의 특성을 살려 올해 수출목표를 지난해보다 10%가량 늘어난 195억달러로 세웠다. 올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제자리걸음을 면키어려울 것이란 전망치와 비교하면 대단한 의욕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유럽연합(EU)출범과 통상마찰 심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 등 외부여건이 좋지않지만 새로운 시장을 꾸준히 개척하고 신상품으로 승부를 건다면 큰 어려움은 없다는게 대우측의 분석이다. 지난해말 채권금융단과 합의한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이행하는 구조조정도 대우의 중요한 과제다. 부채비율을 올연말까지 196%로 낮추고 부동산 등 자산매각과 유상증자를 통해 21조3,000억원의 자구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계열사는 매각과 청산, 합병, 분사 등을 통해 10개로 줄여 무역, 자동차, 중공업, 금융서비스 등 4개 핵심주력계열사 중심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아울러 사외이사·사외감사의 규모를 늘리고 권한을 강화,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세계경영」으로 대표되는 해외사업부문에 대해서는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신규투자를 최대한 억제하고 기존 투자의 성과를 가시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게 대우 관계자의 말이다. 주요 현지법인을 현지 또는 선진국 증시에 상장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며 이르면 2000년부터 대규모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대우중공업의 자동차부문과 해외자동차공장을 모두 대우자동차로 편입시켜 세계경영의 축으로 삼겠다는 청사진도 갖고있다. 그동안 세계경영을 통해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올 한해 대우가 수출증대와 구조조정이라는 양대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만만치 않다. 잊을만 하면 터져나오는 재무구조와 관련된 루머는 올해도 대우를 성가시게할 것이다. 대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우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그룹이어서 국내외여건이 악화돼 무역금융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일시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관계자들은 대우가 해외사업부문을 대상으로 국내에서보다 훨씬 혹독한 구조조정을 실천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양적 확대에 치중해온 해외사업부문에 대해 질적 향상을 위한 수술이 필요하는 뜻이다. 세계경영의 질적 도약을 꾀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구조조정 의지와 관련, 대우는 지난해 5대그룹 가운데 가장 미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김우중회장이 『사회안전망이 갖춰지지않은 상황에서 5대 그룹만이라도 정리해고 등 고용조정을 자제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던 영향이 크고 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적지않지만 현 체제에 안주했다는 비판도 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계열사를 몇개로 줄인다는 가시적인 성과만 나열할게 아니라 핵심주력업종에 모든 역량을 집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보여주는게 올해 대우그룹의 경영과제가 될 것이다.【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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