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환보유액도 "세계 4강"

6월 1,124억달러… 4년 6개월만에 30배 급증'월드컵 4강에 이어 외환보유고도 4강' 우리나라의 외환보유 규모가 세계 4위로 올라섰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1,124억3,800만달러로 5월 말에 비해 28억800만달러 증가했다. 5월 말 현재 주요국의 외환보유액은 일본이 4,197억달러로 1위를 지키고 있고 이어 ▲ 중국 2,384억달러 ▲ 타이완 1,398억달러 ▲ 홍콩 1,113억달러 등의 순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홍콩의 1,113억달러(5월 말 현재)보다 11억달러 더 많아 세계 5위에서 4위로 한단계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환보유액 국가 순위를 매기는 기준월이 다르지만 5, 6월 중 순위가 뒤바뀌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2000년 9월 당시 5위였던 독일을 제치고 6위에서 5위로 상승한 후 1년9개월 만에 다시 4위로 올라섰다. ▶ 외환보유액 4년여 만에 30배 가까이 늘어 97년 우리가 치욕적인 IMF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 외환보유액은 39억4,000만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6월 말 현재 1,124억달러를 웃돌아 4년6개월 만에 무려 29배나 증가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외환보유액이 이처럼 단기간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외환보유액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은 IMF 외환위기 후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 큰 폭으로 증가한데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도 꾸준히 유입됐기 때문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98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1,000억달러,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400억달러에 달해 외환보유액을 늘리는 한편 외채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6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 유가증권 917억달러 ▲ 해외 중앙은행 예치금 202억3,400만달러 ▲ 국제통화기금 예치금 4억3,100만달러 ▲ 특별인출권(SDR) 500만달러 ▲ 금 6,800만달러 등으로 구성돼 있다. ▶ 앞으로도 외환보유액은 계속 늘린다 외환보유액 증가와 함께 적정 외환보유액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로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만큼 국내에서는 통화관리를 위해 통화채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다. 이처럼 통화채 발행에 따른 이자규모는 해마다 계속 큰 폭으로 늘어 올해는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이 같은 통화채 이자부담은 외환보유액을 늘리면서 발생한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외환보유액을 더 이상 늘리는 데 회의적 입장을 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부와 한은의 입장은 다르다. 외환보유액을 크게 늘리면서 국가신인도 향상 등 여러 가지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는 만큼 단순한 계산방식으로 적정 수준을 따지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갑작스런 자금유출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 가급적 외환보유액을 넉넉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현재 한은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약 900억달러, 국내기업의 해외 현지 차입이 200억달러에 달하는 만큼 외환보유액이 많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정부 관계자들은 외환보유액을 더 확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대외 부문의 안정을 위해 외환보유액을 가급적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승 한은 총재도 "국가신용도를 감안할 때 외환보유액이 조금 더 늘어나도 괜찮다"고 밝혔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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