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설업판도 그룹계열사 중심 재편

◎올 도급 삼성·선경 등 10위권내 7개사나/‘외길’ 건설사 관급공사 줄고 자금력 밀려50여년간 건설외길을 달려온 대형건설사들이 뒷전으로 밀리는 반면 대그룹 계열 건설업체들이 부상하고 있다. 건설업계 판도가 대형 재벌계열사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우직하게 토목 위주로 사업을 해온 굴지의 건설업체를 제치고 모그룹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풍부한 자금 지원, 안정적인 공사물량 확보에 유리한 업체들이 업계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도급순위 기준으로 상위 10위내 랭킹 업체중 대그룹 건설사는 현대건설, 동아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LG건설,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한보, 쌍용건설, 선경건설 등이다. 이중 현대, 대림, 동아를 제외한 나머지 건설사의 경우 20년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업체. 현대는 굳건히 1위를 지키고 있으나 2위였던 대림은 5위, 3위를 차지했던 동아는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림과 동아는 모태인 건설업을 고집하다 기업 성장과 유지에 한계가 있음을 자각, 사업다각화를 펼쳐 재계 14∼15위에 올라있을 뿐이다. 또 삼부토건, 극동건설, 삼환기업, 한국건업, 평화건업, 남광토건 등은 도급순위가 30위권 안팎으로 밀려났거나 아예 흡수당해 버렸다. 대림, 삼부, 극동, 삼환 등은 대부분 그룹 건설사들이 주택, 유통, 개발사업 등 건설 전 분야를 통틀어 공격적인 수주전을 펼치고 있는 것과는 달리 50여년동안 토목사업 위주의 건설외길을 고집해온 업체. 반면 신원개발을 모태로 한 삼성물산, 초석건설을 시작으로 건설업을 키운 (주)한보 등은 쉽게 도급순위 10위권에 진입했다. 주택 2백만호건설 정책에 힘입어 아파트 건설에 치중한 현대산업개발이 급부상했고 중도 탈락했지만 유통 등 사업다각화로 자금을 끌어모았던 우성, 건영 등도 급신장한 업체다. 또 건설업체 키우기의 바로미터 역할을 했던 관급공사 물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반면 그룹사의 민간 발주공사 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대그룹 계열사들은 안정적으로 그룹 공사를 받아 매출액을 늘린 반면 건설업에 치중한 업체는 치열한 수주전과 자금 열세에 몰려 순위를 넘겨줄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건설시장 환경이 단순 시공에 의존하지 않고 대규모 자금투자·영업전략, 기술개발이 요청되는 추세여서 대그룹 계열사는 그런대로 살아남을 수 있지만 자금력이 뒤지는 건설 전문 업체는 생존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유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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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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