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1'.. 특수효과만 화려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에피소드 1-보이지 않는 위험」이 미국에서의 인기여세를 몰아 한국을 찾아왔다.시대적 배경은 이제까지 보아왔던 「스타워즈」보다 한 세대 전이다. 은하계 무역항로를 장악해 돈벌이를 하려던 무역 집단은 전투함을 출격시켜 아미달라 여왕(나탈리 포트만 분)이 지배하는 나부 행성을 공격한다. 은하계의 원로회의는 제다이 기사 콰이곤 진(리암 니슨 분)과 오비완 케노비(이완 맥그리거 분)를 나부 행성에 보내 위기를 처리하게 한다. 「스타워즈 에피소드1」은 제다이 기사 2명이 사악한 세력을 타도하는 과정을 아프리카 모험담처럼 담은 영화이다. 그 가운데 후편에서 악의 화신 다스베이더가 되는 소년 아나킨 스카이워커(제이크 로이드 분)가 깜찍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악의 화신 다스베이더가 원래는 착한 소년이었다는 점과 후편의 주인공이 되는 루크와 레아의 아버지로서 아미달라 여왕과의 사연이 어떻게 전개될지 호기심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시리즈 가운데 네번째로 선보이는 「스타워즈 에피소드1」은 95%에 달하는 디지털 특수효과가 너무 압도적인 탓인지 실사 영화라기 보다는 만화영화라는 장르에 편입시키는 것이 더욱 옳을듯하다. 드라마 부분이 턱없이 약한 것은 눈요기만 제공해주면 된다는 루카스 감독의 안일한 생각 때문인 것 같다. 영화의 핵심에 해당되는 몇몇 주요 장면이 다른 영화들을 패러디한 부분에서는 「스타워즈」가 별볼일 없는 영화라는 느낌을 더욱 강하게 한다. 나부 행성의 건갠족과 사악한 세력의 로봇군대와의 전투신은 「스파르타카스」의 하이라이트를 그대로 옮겨왔다. 또 소년 아나킨이 비행기경주에 참가하는 장면은 「벤허」의 전차경주 신을 100% 베껴먹었고, 영화의 마지막에 건갠족 사람들이 나부 행성의 수도에 들어가는 장면은 「클레오파트라」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로마에 입성하는 장면을 패러디했다. 특수효과가 지나친 탓인지 액션장면이 영 시원치가 않고 답답한 것도 단점. 먼저 사람들의 헛발짓과 손짓을 찍은 뒤에 특수효과 화면을 덧칠한 탓이다. 스토리 전개나 등장인물의 성격 묘사에서도 백인우월주의와 팍스아메리카를 여과없이 사용한 대목이 눈에 거슬린다. 미국의 연예전문지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스타워즈-에피소드1」은 신자유주의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데 열중하고 있다는 것. 자유무역을 위협하는 세력이 악의 화신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또 나부 행성의 한 족속인 건갠족은 흑인의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우스꽝스런 모습을 연출하는데 벌써부터 미국내 유색인종들로부터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때문인지 「스타워즈」는 미국에서 개봉 3주만에 코믹영화 「오스틴 파워」에 흥행 1위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무엇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1」은 사실상 만화영화나 다름없어 과장된 액션이나 황당한 이야기에 거부감을 느끼는 한국의 영화팬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이용웅 기자 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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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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