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팬시카드 「안개나라」 강수경 사장(인터뷰)

◎대학시절 차고서 시작/첫수입 적었지만 반응 좋아/이듬해엔 연하장15만장 생산/올 군납권도 따내연하장이나 성탄절 카드는 눈이 많이 내리는 해에는 유난히 많이 팔린다. 팬시 카드업체인 안개나라 강수경(31) 사장은 그래서 올해도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길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강사장은 우리나라 카드 인쇄업계에서는 무서운 아이(?)로 통한다. 젊은 나이긴 하지만 팬시 카드사업을 시작한지 올해로 10년째다. 홍익대 산업디자인과 졸업반이던 87년 3백만원을 들여 충무로 인쇄골목을 찾아다니며 3만장의 연하장을 만들었다. 홍대앞 차고를 개조한 작업실에서「안개나라」카드가 탄생한 것이다. 가까운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일부 물량을 선물의 집을 기웃거리며 납품한 것이 사업의 시작이다. 그해 벌어들인 돈은 모두 80만원. 사업으로서는 보잘것 없지만 반응은 괜찮았다.당시로는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팬시카드였다. 『대학시절 그림을 그리면서 인쇄에대한 호기심이 많았어요. 그림이 필름 작업을 통해 인쇄돼 나오는 과정이 신기했어요. 내 작품에 대한 주위의 평가도 좋았고요』 강사장은 사업시작 이듬해인 88년에 9가지 작품으로 15만장의 연하장을 만들어 냈다. 『당시 교보문고 매장에서만 5만장이 팔려나갔어요. 금액으로 치면 2천4백만원어친데 국내 최대 팬시업체인 B사가 3천1백만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2위를 차지했지요』 이때부터 「안개나라」라는 이름이 청소년층 사이에 오르내리게 됐다. 연예인들의 단체주문도 줄을 이었고 「안개나라」카드를 받으려는 팬시 매장들도 늘어나게 됐다. 89년에는 정식으로 사업자 등록도 하고 본격적인 사업체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매출은 15억원. 생산량도 연간 2백만장에 달한다. 하지만 강사장도 줄곧 탄탄 대로를 걸어온 것만은 아니다. 『애써 만들어 놓은 카드가 팔리지 않아 창고 비용도 못낸 때도 있었어요. 지금도 하고 있는 출판사의 동화책 그림 작업은 당시 창고 비용 이라도 벌어볼 욕심에서 시작한 겁니다. 물론 지금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그림을 보여줘야 겠다는 생각에서 계속하고 있지만요』 강사장은 올해 군납품권도 따냈다. 군대에서도 신세대 취향에 맞춰 「안개나라」제품을 선택한 것이다. 군 납품권을 따냈다고 아이처럼 좋아하는 그녀의 환한 표정에서 「안개나라」카드가 동심을 사로잡는 이유를 엿볼수 있었다.<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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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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