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QE카드 만지작 ECB… 실행은 4월 인플레에 달렸다

구체적 계획 없어 시장선 회의적

이달 물가 예상치에 못미칠 땐

내달 중 전격 단행 가능성 높아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 정책 시행 여부가 이달 말 발표될 4월 물가상승률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열린 ECB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을 연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보다 과감한 통화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에 대해 "저인플레이션이 오래 지속되면 위임된 권한 내에서 모든 수단을 쓸 수 있고 필요하다면 신속하게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양적완화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을 바꾸기에 앞서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1년 이상 지속돼온 유로존의 저인플레이션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자 시장에서는 드라기 총재가 또다시 '군불때기'에 그쳤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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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식 양적완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번 회의에서 논의했다"고 시인했지만 "유럽은 자본시장 위주의 미국과 달리 은행 여신 의존도가 높다는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AFP통신은 지난해 2월 ECB 목표치인 2%를 하회하기 시작한 유로존 물가가 지난해 10월부터 '위험지대'로 여겨지는 1%를 6개월째 밑돌고 있는 상황에서도 ECB가 대규모 채권매입이나 마이너스 예치금리 등 시장이 요구하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기보다 "또다시 실탄을 아끼면서 적색경보를 발령"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좀 더 과감한 통화정책 구사를 막는 장애물이 낮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4월 통화정책회의에서도 ECB가 여전히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자 시장에서는 오는 30일 발표될 4월 인플레이션율이 향후 ECB의 통화정책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드라기 총재는 지난 3월 0.5%에 머문 인플레이션율이 지난해의 이른 부활절(3월31일)에 따른 기저효과 탓이 크다며 4월 인플레이션율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달에는 전년보다 늦은 부활절(4월20일)의 영향으로 여행업 및 소비재 등을 중심으로 가격인상이 이뤄져 인플레이션율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4월 유로존 물가에 대한 전문가 예상치는 0.9%다. 닉 매튜 노무라인터내셔널 이코노미스트는 실제 수치가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ECB가 당장 5월 중에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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