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높아진 한국위상 세계가 주목"

■ KOTRA 지역본부장 좌담… 월드컵 성공 경제적 효과월드컵은 막을 내렸으나 수출 전선에서 '한국 열풍'은 이제 시작이다.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개선된 데 힘입어 우리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고급품'이미지도 강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수출 물량 증가는 물론 단가 상승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 분위기를 잘 이어가면 우리는 지난해 무역흑자의 17~18%에 해당하는 150억달러의 수출 증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OTRA 지역본부장들이 말하는 수출 확대 및 투자유치 전략 등을 현지 분위기와 함께 지상좌담회 형식으로 엮어봤다.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에 대한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김인식 구주지역본부장=유럽인들은 한국이 폴란드, 포르투갈, 이태리, 스페인 등 유럽 강팀들을 차례로 꺾고 4강에 진출하자 놀라움과 충격 속에서 한국의 세계무대 등장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제 유럽인들 사이에는 한국이 새로운 축구강자로서 뿐만 아니라 유럽에 버금가는 선진국가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권오남 북미지역본부장=축구에 별관심이 없는 미국 사람들도 이제 '일본인이냐, 중국인이냐'는 질문 대신 '한국인 맞죠?'라고 물어 옵니다. 지하철에서도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을 볼 수 있고 어설픈 발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치며 의미를 묻기도 합니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아시아의 중심국으로 우뚝 서 버린 느낌입니다. ▲한준우 아시아지역본부장=월드컵의 본선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동남아, 서남아인들은 한국의 4강 진출을 마치 아시아인들의 공동작품인 것처럼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팀이 독일에 석패하자 현지 수입상들로부터 '한국이 아시아의 자존심을 살렸다. 잘 싸웠다'는 전화와 메일이 수없이 도착했습니다. 한국의 선전으로 전례없이 아시아인들의 일체감이 형성되고 있으며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허길주 일본지역본부장=한국이 4강에 진출하고 일본은 16강에서 좌절하자 '일본은 왜 못하는가, 한국의 곤조(근성)를 배우자'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일본인들 사이에 '한국을 다시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한국에 대한 이해 및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일본은 이번 월드컵의 공동 개최국으로서 한국을 아시아에서 가장 든든한 협력 파트너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개선된 국가 이미지는 수출 상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개선된 상품의 이미지는 다시 국가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선순환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번 월드컵이 한국상품의 이미지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까. ▲기현서 중남미지역본부장=이 지역에서는 한국의 4강 진출 그 자체보다도 한국민이 보여준 높은 질서의식, 강인하고 성실한 투지와 정신력,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도심의 길거리 응원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디지털 기술에 대한 찬사가 쏟아져 나오면서 한국 상품 전반에 대해 '멋지고 믿을만한 제품'이라는 인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임의수 중동아프리카지역본부장=전통적으로 유럽 제품이 선호되는 이 지역에서는 한국의 화려하고 독창적인 경기장 모습에 매료된 일부 중상층 소비자들로부터 'TV에 비친 것과 똑같은 한국산 제품'을 보내달라는 주문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두바이 최대 전자상가인 '프러그인'에서도 어느 틈엔가 우리 상품이 일제를 밀어내고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분위기를 잘 이어가야 할 텐데요. 지역별로 어떤 전략을 준비하고 계십니까. ▲권 북미지역본부장=최근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의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가 겹쳐 한국 상품 전반에 걸친 이미지 개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선 수출 확대의 출발점으로 인구의 13%를 차지하며 축구에 열광적이어서 광고효과가 높은 미국내 히스패닉계를 집중 공략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그간 싸구려라는 이미지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받아야 했던 불이익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급품이라는 인식을 확산, 잃어버린 10%의 가격 마진을 되찾도록 하겠습니다. ▲한 아시아지역본부장=이미 한류열풍으로 한국 상품에 대한 선호가 높은 이 지역의 소비패턴상 유럽, 일본 등 고가품이나 중국 등 저가품 보다는 품질좋고 가격 경쟁력 있는 한국제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는 8월 싱가포르에서 '한국의 날'행사를 개최하고 9~11월 동남아, 서남아 각 국을 순회하며 벤처상품, 일류화 상품, IT제품 수출 상담회를 여는 등 포스트 월드컵 수출촉진활동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김재효 CIS지역본부장=한국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러시아 지역에서도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호의적인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소득증대와 함께 내수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자동차, 전자 등 내구재는 물론 건축자재, 기계설비 등이 유망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안정적인 수출 기반으로 다져나가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확대해 상품 수출의 간접 통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수출 전망과 함께 유망한 수출 제품에 대해 얘기해 주시지요. ▲이효수 중국지역본부장=한국의 4강진출을 부러움 반 질시 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중국은 교역과 투자면에서 그 중요성이 절대 과소평가될 수 없습니다. 올해에도 중국지역 수출은 지난해보다 약 10% 증가한 368억달러, 누적투자액도 약 65억달러로 늘어 날 전망입니다. 현재 수출품목은 정보통신기기, 유화제품, 철강, 반도체 등 수출용 원부자재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앞으로는 소비증가에 따라 통신기기, PDP, 에어컨, 자동차 등 고급 내수품목 위주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 구주지역본부장=스포츠용품, 생활용품, 가전제품, 자동차는 물론 LCD모니터, 프로젝션TV, PDP-TV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월드컵 기간동안 한국이 인터넷이나 모바일 통신기술의 선진국으로 인식돼 한국산 IT제품의 유럽 수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와 4강을 다툰 스페인에서조차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한국산 자동차와 가전제품이 각각 10%와 40%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허 일본지역본부장=현재 일본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김치, 소주 등 한국 음식과 한국영화, 음악등에 대한 관심이 고조돼 있습니다. 우선 이들 제품의 일본 진출이 늘 것이며 이번 월드컵에서 인지도가 높아진 자동차, 디지털 TV, 액정TV와 첨단 IT관련제품의 대일 수출이 늘 것으로 보입니다. ▲임 중동아프리카지역본부장=월드컵이후 우리 상품을 찾는 수입상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100억달러 수출을 달성했던 이 지역에서는 올해 대부분의 바이어들이 10%이상 한국산 상품의 구입을 늘릴 계획으로 있으며 특히 벽걸이형 TV, 무선통신기기, 보안장비, 의료기기 등의 수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외국 기업들의 한국 투자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까. ▲김 구주지역본부장=다국적 기업들의 해외 투자 결정에는 투자대상 국가의 이미지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에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크게 개선되면서 유럽 선진기업들의 한국 진출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허 일본지역본부장=이번 한일 월드컵은 두나라간에 있었던 그간의 불편한 관계를 떨쳐버리고 협력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은 '어떤 제품이든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나라'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았습니다. 당분간 월드컵 공동 개최의 의의를 부각시키며 '아시아의 가장 든든한 파트너'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나가면 교역뿐만 아니라 투자부문에서도 좋은 성과가 예상됩니다. 강동호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