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예술의전당 후원회」/김창실 선화랑 대표(로터리)

1997년 4월27일은 문화예술인들은 물론 관련분야 종사자들에게는 여러모로 뜻깊은 날로 기억되리라 본다.「예술의 전당 후원회」가 오랜 산고끝에 창립 총회를 갖고 정식으로 발족한 날이기 때문이다. 예술의전당 후원회란 문자 그대로 예술의전당에서 행해지는 여러 문화예술사업을 돕고 이런 사업을 펼치는 문화예술인들을 후원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한마음이 되어 만들어낸 단체이기 때문이다. 21세기는 바야흐로 문화전쟁의 시대라고들 한다. 우리는 5천년 역사를 가진 문화민족으로 자부해 오고 있다. 그러나 외세의 침략등으로 인해, 또한 경제적 빈약함으로 인해 제대로의 우리문화를 창출, 보존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갖고 살아온 민족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문화선진국 대열에 낄 수 있으려면 그동안 이룩해 놓은 경제발전을 문화에 잘 활용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때 예술의 전당 후원회 발족은 역사적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필자가 80년대초 뉴욕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미국으로 이민가서 미국인 변호사 남편과 잘 살고 있는 친구의 초대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리골레토」 공연을 관람하고 많은 감명을 받은바 있다. 그때 이 친구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후원회 회원이라고 하면서 재산세의 반이상에 해당하는 액수를 매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기증한다고 했다. 대신 그 액수만큼 세금을 감면받는다는 이야기도 했다. 정부가 나서도 부족한 일을 민간인들이 후원금을 모아 자체적으로 실천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우리나라에도 이런식으로 문화사업을 벌여나간다면 얼마나 많은 문화예술인들을 도울 수 있으며 또한 우리 문화가 얼마나 빨리 발전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의 경우도 미국과 비슷하다. 가령 로댕미술관은 로댕의 작품을 기증받아 미술관을 지었으며 피카소의 작품도 모두 상속세 대신이기는 하지만 피카소 가족들의 후원을 받아 그 유명한 피카소미술관을 건립하여 오늘날 막대한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후원회를 포함한 문화사업을 활발히 펼쳐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세제혜택이 뒷받침해 주어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 예술의 전당에서 문화의 꽃이 활발히 피어나갈때 21세기를 향한 문화대국의 꿈도 빨리 실현될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시금 예술의전당 후원회 발족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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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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