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도쿄 증시폭락 강건너 불 아니다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가 9월 위기설로 뒤숭숭한 가운데 일본 도쿄(東京)의 증시마저 폭락, 지구촌 경제에 짙은 먹구름이 끼었다. 도쿄 증시는 1주일전부터 하락세가 이어져 오더니 지난 4일에는 장중 한때 최후의 마지노선이라는 9,000엔이 무너지면서 1983년 9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일본보다 낙폭이 적었지만 뉴욕ㆍ도쿄 증시와 동조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증시가 이처럼 맥을 쓰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는 이유로는 뉴욕 증시 불안과 일본경제의 구조적 문제, 기업비리 등이 꼽히고 있다. 우선 일본의 최대 수출선인 미국이 지난해 9ㆍ11테러 이후 경제의 난기류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산업계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또 엔화 강세로 각종 지표에 빨간 불이 켜져 있는 것도 위기감을 부채질 하고 있다. 이 같은 와중에 터진 기업비리 스캔들은 증시에 치명타를 가했다. 일본의 내로라 하는 종합상사인 미쓰이(三井)물산이 부정입찰 사건으로 회장과 사장이 사임한데 이어 거대 전력 회사인 도쿄 전력이 원자력발전소 부품 균열사실을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 역시 회장과 사장이 퇴진했다. 여기에 일본의 대표적 식품회사 가운데 하나인 닛폰 햄이 수입쇠고기 원산지를 속인 것이 들통나 창업자가 물러났다. 최고경영자(CEO)들의 이 같은 줄 이은 낙마는 증시에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일본 증시는 지금 미국에 이어 일본에도 위기가 닥치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감으로 팽배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4월26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이 발족한 이래 금년 9월4일 현재, 도쿄증시 1부의 주식시가는 무려 130조5,321억엔이나 감소, 260조1,694억엔에 불과한 때문이다. 1990년 '거품 경제' 붕괴 후 역대 총리의 재임중 시가 총액의 감소로서는 고이즈미 총리가 최고 기록이다. 그는 총리 취임 당시 경제개혁을 약속, 한 때 주가가 재임중 최고치인 1만4,529엔까지 올랐으나 정치권과 기득권층의 반발로 개혁이 지지부진하자 주가도 인기와 함께 무너져 내린 것이다. 이번 도쿄 증시의 폭락은 여러가지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우선 더딘 구조개혁이 국민들의 불신을 키웠다는 것이다. 또 기업의 투명하지 못한 경영은 언젠가는 밝혀지게 마련이며 결국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된다는 사실이다. 일본의 언론들이 고이즈미 총리에게 "정치생명을 걸고 경제위기를 타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도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우리는 경제기반이 다르다고 하지만 강 건너 불은 아니다. 미ㆍ일 주식시장 추이를 주시하고 대책을 준비해야 할 때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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