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230원대 급락… 공기업·국책銀 달러매입등 비상대책 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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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ㆍ달러 환율이 급락세를 지속함에 따라 구두개입에 그치고 있는 정부의 시장 직접개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재정경제부는 심리적 지지선으로 인식돼온 원화환율이 1,230원대로 추락함에 따라 ▲ 공기업을 통한 달러 매입 ▲ 국책은행을 통한 시장개입 등 환율방어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이 같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원화환율이 속락할 경우 한국은행이 직접 시장에 개입하는 등 총체적인 비상대책(Contingency Plan)을 강구할 방침이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27일 "정부는 구두개입과 함께 공기업들에 외화부채를 조기에 상환하도록 요청하고 가급적 외화부채를 들여오는 시기를 늦춰줄 것을 요청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의 환율하락 속도는 지나치게 빨라 구두개입만으로는 제어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해 국책은행 등을 동원, 시장에서 직접 달러를 매입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재경부는 또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가와의 공동대응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재경부 국제금융국의 한 관계자는 "한ㆍ중ㆍ일 3국간 금융협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나 원화에 비해 엔화의 절상폭이 작아 일본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지는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또 올해 5조원어치가 발행될 예정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일정을 앞당기고 최악의 경우 발행규모를 늘리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외평채는 올들어 현재까지 2조2,000억원이 발행됐다.
한편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구두개입과 함께 국책은행을 통해 달러화 매수에 나서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27일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3시30분 현재 지난주 말보다 7원10전 하락한 1,236원10전으로 주저앉았다. 원화환율이 1,230원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해 2월21일(1,238원) 이후 15개월 만의 일이다.
엔화강세가 다소 진정되고 있는데도 원화가 크게 오르는 것은 수출회복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공급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무역수지 흑자로 달러매물이 계속 확대됨에 따라 원ㆍ달러 환율의 약세기조는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문재기자
박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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