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心은 없다" 大權행보 잰걸음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 총재직 사퇴에 따른 당의 권력공백 상태에서 당권과 대권을 겨냥, 본격적인 당내외 세불리기에 나섰다.
동시에 당권 확보와 대선가도의 중요한 변수가 될 ▦지도체제 정비 ▦당권ㆍ대권 분리여부 ▦전당대회 시기 ▦대의원 수 조정 등 핵심사항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각 대선주자들이 자신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당헌상 내년 1월 20일로 예정된 정기 전당대회 개최를 2개월 이상 남겨두고 민주당은 벌써부터 대선 레이스에 급속히 빠져들고 있다.
◇ 한화갑 상임고문
쇄신파문 과정에서 형성된 '이인제 대 반이인제' 구도에서 반이인제의 대표주자로 강화된 입지를 토대로 당내외 인지도와 지지도를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의욕이 강하지만 김 대통령이 총재직을 사퇴한 충격을 감안, 일단 행동을 신중히 함으로써 역풍을 피해갈 방침이다.
그러나 20일 서울 펜싱경기장에서의 대규모 후원회는 예정된 대로 치르고 이후 지역별 강연회 등을 통해 대중 속으로 파고든다는 생각이다.
◇ 이인제 상임고문
쇄신갈등 국면에서 나타난 '이인제 대 반 이인제' 구도를 경계하면서도 '이인제 대세론'이 확산됐다는 점에서 경선 여건이 크게 나빠진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앞으로도 자신은 최고위원 일괄사의 표명을 가장 끝까지 반대한 사람중의 하나라는 점 등 안정추 역할을 했다는 점을 대의원들에게 부각시킬 생각이다.
당내 정국의 급변성 때문에 민생투어 등 지방나들이는 당분간 자제하고 서울에서 원내외 위원장과 대의원 접촉을 강화할 계획이다.
◇ 김중권 상임고문
쇄신파문 과정에서 TK 출신으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김 고문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일고 있다고 보고 우선 대구ㆍ경북 지지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호남의 지지도를 끌어올 수 있는 확실한 영남권 후보로 자리매김한 뒤 당에 대선 공천장을 요구한다는 전략이다.
오는 15일 대구체육관에서 1만8,00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후원회를 개최, 영남 지지세를 과시할 생각이며 조만간 여의도에 별도의 대선캠프도 마련할 예정이다.
◇ 노무현 상임고문
이번 파문을 계기로 당내 선두주자인 이인제 고문에 대한 충분한 견제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판단, 9일 대구에서 대규모 후원회를 갖는 등 본격적인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평소 대권에만 전념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상황변화에 따라 당권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의욕도 내비치고 있다.
9일 대구 후원회에 이어 10일 전북 무주에서 단합대회를 갖는 등 동서를 아우르는 정치 이벤트를 통해 몸불리기를 시도한 뒤 내달 10일 서울서 대규모 후원회를 갖고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 김근태 상임고문
쇄신파문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점엔 고무돼 있으나 쇄신파와 함께 김 대통령을 몰아붙인 양상에 대한 역풍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김중권ㆍ노무현 상임고문측에서 끊임없이 연대의 손짓을 하고 있지만 10일 한반도재단의 덕유산 등반대회를 필두로 대의원과의 접촉에도 나서는 등 독자행보를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핵심 쟁점에 대해 당내 의견수렴 결과를 존중한다는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총재경선에 출마, 당내 기반을 쌓은 뒤 지지도를 쌓아 대선에 나설 계획이다.
◇ 정동영 상임고문
쇄신파문을 거치면서 쇄신연대의 형성, 쇄신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이에 따른 지명도 확보 등 무시못할 수확도 있었지만 당내 최대세력인 동교동계 구파와는 '견원지간'이 됐다는게 부담이다.
총재든 후보든 아직 경선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우선 당 쇄신운동을 지속하면서 탄탄한 대중적 지지기반을 구축한 후 지역별ㆍ성별ㆍ계층별 요인을 고려한 대의원수 확대와 지역별 예비경선제 등이 도입되면 공식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구동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