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조흥은행] '유배지점' 친정복귀

조흥은행이 지난 80년대 초 구조조정 과정에서 강원은행으로 넘겼던 산간벽지 지점 두 군데가 90년대 후반 구조조정에서 다시 조흥은행으로 되돌아왔다.지난 81년 「영동사건」에 휘말린 조흥은행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강원은행으로 이양한 강원도 삼척군에 있는 장성지점과 황지지점(현 태백지점)이 조흥-강원 합병 과정에서 다시 조흥은행으로 되넘어오게 된 것. 구조조정의 물살에 떠밀려간 두 지점이 18여년 만에 다시 몰아친 풍랑을 타고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오는 셈이다. 장성지점은 직원수 6명에 현재 총수신 175억원 규모로 지난해 7억7,000만원의 순익을 냈으며 황지지점은 9명의 직원들이 수신 230억원과 대출 100억원을 취급, 지난해 11억원의 순익을 낸 비교적 작은 점포들이다. 그러나 장성·황지는 조흥은행사에서도 유서깊은 지점이다. 장성지점은 59년 강원도 최초의 금융기관으로 문을 열어 63년 개설된 황지지점 등과 함께 태백산지역 개발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에 앞장서 온 곳이다. 무엇보다 「벽지」에 자리잡은 두 지점은 은행이 문제 직원들을 파견시키는 「역사적 유배지」였다는 점에서 고참 직원들은 남다른 감회를 느끼고 있다. 60~70년까지만 해도 교통편·숙식처가 마땅치 않은 황량한 탄광지역이었던 탓에 발령받은 직원들이 「울고 갔다」는 두 지점은 당시 금기시됐던 행내 연애가 적발됐거나 금융사고를 일으킨 직원들의 직행지였다고 은행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번 배치되면 2년은 꼼짝없이 근무해야 한다는 「불문률」이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직원들은 군복무 기간을 따지듯이 벽지에서 대도시나 연고지로 「탈출」할 「그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66년 당시 조흥은행의 사보는 전하고 있다. 그 후 「영동사건」으로 구조조정 압력에 시달린 조흥은행은 81년 3월14일자로 강원지역에 강릉지점 단 한 곳만을 남긴 채 장성·황지·영월 등 3개 지점을 강원은행에 이양했다. 그리고 오는 99년 9월 지난해부터 추진된 조흥-강원은행간 합병이 마무리됨과 동시에 「악명높던 」두 지점이 다시 조흥의 손으로 넘어온다. 지금은 교통이 편리해지고 주변환경이 달라진데다 폐광지역을 개발, 내년이면 이 지역 부근에 레저타운이 완공될 예정이다. 이제 두 지점은 「유배지」는 커녕 새로운 「수익 점포」로 탈바꿈할 것이라는고 은행측은 기대하고 있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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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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