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뷰] 롯데삼강 이종규사장

롯데삼강 직원들은 토요일만 다가오면 긴장한다. 토요일 오후 12부터 각 부서가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사장실에 모여 오후 2시까지 이종규(李鍾奎·55) 사장과 점심 겸 면담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조직인데 롯데삼강의 경영을 맡을 97년 당시의 재무내용은 한마디로 실망스러웠다』는 이종규(李鍾奎·사진)사장은 『재무구조 개선과 기업 체질 개선 작업을 한꺼번에 진행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고 말했다. 97년 당시 롯데삼강의 부채비율 2,690%는 전체 상장기업 중 부채비율만을 놓고 보면 하위 10위권을 맴돌 정도. 이러다보니 한때 롯데삼강 퇴출설도 나왔었다. 하지만 불과 2년여만인 지난 6월말 현재 롯데삼강의 부채비율은 153%로 뚝 떨어졌다. 97년 당기순이익이 93억원 적자였던 경영실적은 올해 상반기 81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한 것은 보증금 20억원에 월세 3,000만원짜리 본사 건물을 내놓고 공장으로 들어오는 것이었다』는 李사장은 『동시에 그동안 백화점식으로 벌려놓았던 생산품목 수도 과감하게 줄여나갔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97년 롯데삼강이 생산해 온 상품의 품목수는 612개에 달했으나 98년에는 473개로 줄었으며 올해는 이보다 130개이상 줄어든 336개 품목이 됐다. 생산품목수를 줄이다보니 인력재배치가 불가피했으며 이 과정에서 97년 1,950명이던 롯데삼강 임직원이 현재는 1,100명으로 줄어들었다. 『인력이 급격히 감소했지만 이에 따른 노사갈등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는 李사장은 『토요미팅과 매달 조회 시간을 통해 회사의 실정을 가감없이 임직원들에게 공표하고 이해를 촉구해 온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노사협의에서도 롯데삼강 노조 측은 회사의 이같은 투명경영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 임금인상과 관련한 모든 쟁점을 회사에 일임했다. 『임직원들에게 희생을 요구하려면 그만큼의 댓가를 반드시 돌려줘야 한다』는 李사장은 『1,000여명이 넘는 임직원들이 일체감을 가질 때 기업의 위기는 자연스럽게 극복된다』고 말했다. 김형기기자K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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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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