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세계의 사설] 美 MD 투명하게 추진해야

-美 미사일 방어 투명하게 추진해야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적국의 미사일을 공중에서 방어하도록 고안된 로켓의 배치를 시작, 2004년부터 실전에 사용할 수 있게 하도록 군부에 명했다. 이 같은 로켓의 배치 결정은 예상됐던 일이다. 그러나 또 한번의 시험발사 실패 후 일주일이 채 지나기 전에 나온 이번 결정은 다소 성급하게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방어체제가 실전에서 성공할 지와 필요한 재정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스럽다. 미국은 영국의 요크셔와 덴마크의 그린랜드에 설치된 조기 경보 레이더를 미사일 방어체제에 편입시키기 위해 이들 기기를 현대화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영국과 덴마크에 요청했다. 영국 정부는 분명 미사일 방어체제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영국은 미국이 제안한 방어체제가 안전한지를 알지 못한 채 스스로를 새로운 위협에 노출시키는 것은 아닌지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에 반대할 논리는 무너져 버렸다. 2001년 9월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 이후 러시아는 새로운 미사일 방어 체제를 개발하지 않기로 한 미-러 조약을 미국이 파기한 데 대해 양해했다. 지난 18일 모스크바는 미국의 미사일 배치에 유감을 표했지만 곧 새로운 방어체제의 개발에 러시아도 참여하고 싶다는 점을 워싱턴에 밝혔다. 그럼에도 미국의 계획을 둘러싼 불신과 의혹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방어체제가 가져올 이득보다는 비용이 훨씬 많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의 대부분은 단거리용이고 전근대적 기술로 만들어진 것이다. 스커드 미사일만 하더라도 히틀러의 V2 로켓을 러시아가 개조한 것이다. 이 때문에 워싱턴이 작은 '악당' 국가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수 십억 달러를 지출하고자 하는 것을 보고 미국 밖의 많은 사람들은 뭔가 음흉한 의도가 숨어 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미국에 딴 속셈이 있을 것으로 보는 나라 중 하나는 중국이다. 워싱턴이 여러 차례 안심시키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베이징은 여전히 자국이 보유한 핵무기의 위력을 무디게 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는 기술적 문제가 없다면 결국 추진될 것이다. 미국이 스스로를 보호하겠다는 데 다른 나라가 이의를 제기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미국은 새로운 방어체제에 숨겨진 의도가 없음을 보여줘야 한다. <파이낸셜타임스 12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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