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은행권] 대출금리 2~4%P 내렸다

새해들어 은행권의 금리 하락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은행들은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에 이어 최근까지 고공행진을 해 온 가계대출금리를 2~4%씩 낮추기 시작했다. 시장금리 하락세가 지속됨에 따라 양도성예금증서(CD)를 비롯한 수신금리도 추가로 떨어뜨릴 예정이다. 제일은행이 고정금리대출에 종전보다 2~3%포인트 낮은 금리를 4일부터 적용하는 것을 비롯해 서울, 국민은행 등도 이달중 가계대출금리를 낮출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이날부터 오는 3월 말까지 일부 개인주택담보대출에 한해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감면해주기로 했다. 이처럼 몇몇 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금리 하락을 주도함에 따라, 조만간 금리 하락 추세는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은행의 경우 이날부터 고정금리대출에 적용되는 금리를 2~3%포인트씩 인하한다. 중장기 고정금리대출에 대해선 프라임레이트에 붙는 가산금리를 종전 6%포인트에서 3%포인트로, 단기고정금리대출에 대해선 4%로 각각 낮추기로 했다. 또 이날부터 신용보증서를 제출하는 지방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지점장 전결로 대출금리를 1%포인트 인하, 프라임레이트보다 오히려 1%포인트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제일은행은 또 오는 11일 중소기업 및 가계대출에 적용되는 프라임레이트를 10.25%에서 9.75%로 0.5%포인트 낮출 계획이다. 11일 시행되는 프라임레이트 인하는 신규대출뿐 아니라 이미 취급된 대출에 대해서도 일제히 적용된다. 서울은행은 다음주중 1년 이상 대출에 대해 1%포인트, 2년 이상에 대해 2%포인트씩 부과되던 기간가산금리를 폐지하고, 신용도에 따라 추가로 붙던 신용가산금리도 은행계정은 1%포인트, 신탁계정은 2%포인트씩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고객은 종전보다 최고 4%포인트 낮은 금리에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서울은행은 이밖에 현재 21%로 비교적 높게 적용되는 연체대출금리도 다음주부터 19%로 인하할 예정이다. 국민은행도 현재 연 14.95%를 적용하는 마이너스 대출금리를 0.5%포인트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현재 11%대 금리를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금리에 대해 1·4분기중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은행관계자는 밝혔다. 신한은행은 4일부터 오는 3월 말까지 개인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신한비자카드 이용자나 급여이체·아파트관리비이체 고객에 한해 최대 0.2%포인트의 금리를 감면, 연 12.3%의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앞서 조흥은행은 지난달 24일부터 신규취급하는 가계대출에 붙는 신용가산금리를 1%포인트 낮추고 기간가산금리도 0.5~1%포인트 인하, 적용금리를 최대 2%포인트 낮은 13%대로 떨어뜨렸다. 부산은행도 지난 2일부터 신용으로 신규 가계대출을 받을 경우 적용금리를 종전의 15.25%에서 14%로 낮추고, 주택을 담보로 할 경우엔 종전보다 2.25%포인트낮은 연 13%를 적용키로 했다. 한편 잇따른 대출금리 인하와 함께 지난 연말 7%대에 머물던 단기 수신금리도 6%대로 또 한단계 낮아질 전망이다. 이미 하나은행은 지난달 15일부터 CD 수익률을 30~59일 만기 6.40% 60~89일 만기 6.50% 90~179일만기 6.60%로 낮춰 적용하고 있다. 국내은행 가운데서는 하나은행이 유일하게 6%대의 CD수익률을 적용하고 있으며, 외국계은행인 씨티은행의 경우 1개월 만기 정기예금에 대해 6.4%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아도는 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은행들도 조만간 CD뿐 아니라 정기예금 등 수신금리 하락에 본격 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정기예금에 8~9%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지만 상당히 힘에 겨운 상황』이라며 『조만간 정기예금 금리도 6~7%대에서 고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울은행 관계자도 『현재 전반적인 수신 금리 인하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이 서지는 않았지만 금리 인하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흥은행이나 한미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들도 『아직까지 계획은 없지만 시장금리가 낮아지면 추가로 금리를 낮춰야 할 것』이라는 기본 입장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마다 자금운영처는 마땅치 않지만, 수신금리를 섣불리 낮추면 고객들이 대규모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 등 몇몇 은행들을 시발로 최근 움직임이 없던 은행권의 예금금리는 또한차례 하락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신경립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