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CEO in 마켓] 연내 상장 추진 쉬웬지에 헝성 대표

"애니·완구·캐릭터 아우르는 중국판 디즈니로 키울 것"

한국 문화콘텐츠시장 매력… 영화 공동제작 투자 곧 결정

상장후 실적·배당으로 신뢰 쌓아… 中기업 부정적 시각 극복 자신


"한국 시장에 상장하는 이유는 단순히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문화콘텐츠 산업이 발달한 한국과의 연결고리를 찾고, 중국의 문화산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함입니다. 독일과 홍콩 상장도 검토했지만 한국의 문화콘텐츠 시장이 훨씬 매력적입니다."

쉬웬지에(許文杰·56·사진) 헝성 대표는 최근 중국 복건성 진장시 본사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한국 상장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헝성은 4~14세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완구 및 의류 등을 제작하는 업체로 8월 초 한국거래소에 상장심사청구서를 제출하고 빠르면 올해 안에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헝성은 고섬 사태 이후 처음으로 상장되는 중국 기업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많다. 중국 기업의 상장은 지난 2011년 6월 완리인터내셔널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쉬웬지에 대표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헝성을 애니메이션 제작부터 완구·의류 제작 등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까지 아우르는 '중국판 디즈니'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실제 헝성은 지난 1992년 디즈니, 해스브로 등 미국 완구 업체들의 제품을 생산해 납품하는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업체로 출발한 후, 지난 2001년부터는 설계 및 개발 능력까지 갖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로 성장했다. 2012년부터는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인 '재짓(Jazzit)'을 활용한 캐릭터 사업까지 진출하면서 자가브랜드개발생산(OBM) 업체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작년 헝성의 OBM 비중은 60%에 달한다. 쉬웬지에 대표는 "1990년대 금융위기 당시 자체 브랜드가 없어 큰 위기를 겪으면서, 자체 브랜드 개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민영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올림픽 마스코트 제작 공식 업체로 지정되면서 큰 자신감을 얻었으며, 중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중국의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1억5,600만달러로 2010년(7,600만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커졌으며, 같은 기간 아동용 의류 시장 규모 역시 1억4,000만달러에서 3억달러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쉬웬지에 대표는 "중국의 아동 관련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며 "여기에 최근 중국 정부의 1가구1자녀 정책 폐지로 1년에 2,000만명 이상의 아기들이 태어나면 시장의 성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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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성은 앞으로 애니메이션은 물론 영화 제작, 테마파크 운영, 텔레비전채널 인수를 통한 방송사업 진출까지 문화콘텐츠 사업을 키워 나갈 계획이다. 쉬웬지에 대표는 특히 한국 시장과의 공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현재 CCTV를 통해 방영돼 큰 인기를 끌었던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 '재짓(Jazzit)' 시즌3를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 진출에 맞춰 한국 버전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한국 기업들과 영화 공동 제작과 관련해서도 얘기를 나누고 있으며, 곧 투자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캐릭터 관련 사업도 계속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쉬웬지에 대표는 "애니메이션만 만드는 회사와 헝성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캐릭터 관련 사업에 있다"며 "지난 20년 동안 완구 사업을 꾸준히 해오면서 경쟁력을 쌓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의류, 신발, 런치박스 등 다양한 형태로 캐릭터를 활용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헝성은 최근 캐릭터 사업 확대를 위해 본사 바로 옆에 위치한 회사를 인수했다. 쉬웬지에 대표는 "최근 여러 업체로부터 재짓 캐릭터를 활용한 사업 제의를 받고 있다"며 "공장 매입은 캐릭터 사업 확장에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에 만연한 중국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서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쉬웬지에 대표는 "헝성의 한국 시장 진출은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인 성장 전략"이라고 강조하며, "상장 후 실적을 통해 이를 증명하고, 배당을 통해 투자자한테 보답해 신뢰를 쌓겠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기업설명회(IR)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쉬웬지에 대표는 "IR 대행사를 통해 회사 정보를 투명하고 빠르게 전달하는 것은 물론 한국 회사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자연스럽게 헝성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투자자들이 투자에 참고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보고서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1년에 1~2번 정기적으로 한국의 연구원들에게 기업 탐방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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