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상득·정두언 다음은 박지원?

검찰, 보해저축은행 수사 재개… 늦어도 내주 소환 예상

'영일대군'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과 개국공신인 '6인회'의 정두언(55) 새누리당 의원 등 이명박 정권 탄생의 주역이 잇따라 검찰에 불려오면서 다음 타깃으로 꼽히는 박지원(70) 민주통합당 대표에 대한 수사 진척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겉으로는 야당 탄압이라는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신중한 자세를 보이지만 박 대표 주변 인물에 대한 잇단 조사 등을 고려할 때 늦어도 다음주 중 소환 검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최근 박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목포를 연고로 하는 보해저축은행에 대한 수사를 다시 꺼내 들었다. 구속된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에 대한 수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6일 보해저축은행의 유상증자를 계획하는 과정에서 브로커 역할을 했던 김성래(62) 전 썬앤문그룹 부회장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은행 측이 지난 2010∼2011년 유상증자를 계획했을 때 '투자금을 유치하겠다'며 오 전 대표로부터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 이어 오 전 대표에게서도 수천만원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이 최근 HMC투자증권의 서울 여의도 본사를 압수수색한 이유도 김 전 부회장과 HMC 퇴직 직원 조모씨가 유상증자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또 보해저축은행으로부터 나온 돈이 어느 쪽으로 흘러갔는지를 살피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부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먼저 청구한 뒤 보해저축은행 관련 의혹을 파헤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오 전 대표에게서 나온 거액의 뭉칫돈이 돈 세탁 과정을 거쳐 박 원내대표에게 흘러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HMC투자증권을 압수수색하고 김 전 부회장을 조사한 것은 오 전 대표로부터 박 원내대표에게 흘러간 수상한 돈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검찰이 오 전 대표가 대구의 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체를 통해 돈을 빼돌렸다는 정황을 포착해 이 같은 자금 흐름을 확인하기 위해 증거 수집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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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겉으로는 박 원내대표에 대한 수사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직 의원이자 야당 원내대표인 박 의원을 불러서 조사하는 것에 대한 야권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 주변에서는 늦어도 다음주 중 검찰이 박 원내대표에 대한 압박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에 대한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수사팀이 박 원내대표를 소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의혹의 중심으로 떠오른 박 원내대표는 혐의에 대해 연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4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보해저축은행서 돈을 받았다면 목포 역전에서 할복이라도 하겠습니다"라며 강한 발언을 쏟아낸 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엄연한 대선자금 수사를 개시하고 박지원 물타기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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