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최근 박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목포를 연고로 하는 보해저축은행에 대한 수사를 다시 꺼내 들었다. 구속된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에 대한 수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6일 보해저축은행의 유상증자를 계획하는 과정에서 브로커 역할을 했던 김성래(62) 전 썬앤문그룹 부회장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은행 측이 지난 2010∼2011년 유상증자를 계획했을 때 '투자금을 유치하겠다'며 오 전 대표로부터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 이어 오 전 대표에게서도 수천만원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이 최근 HMC투자증권의 서울 여의도 본사를 압수수색한 이유도 김 전 부회장과 HMC 퇴직 직원 조모씨가 유상증자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또 보해저축은행으로부터 나온 돈이 어느 쪽으로 흘러갔는지를 살피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부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먼저 청구한 뒤 보해저축은행 관련 의혹을 파헤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오 전 대표에게서 나온 거액의 뭉칫돈이 돈 세탁 과정을 거쳐 박 원내대표에게 흘러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HMC투자증권을 압수수색하고 김 전 부회장을 조사한 것은 오 전 대표로부터 박 원내대표에게 흘러간 수상한 돈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검찰이 오 전 대표가 대구의 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체를 통해 돈을 빼돌렸다는 정황을 포착해 이 같은 자금 흐름을 확인하기 위해 증거 수집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검찰은 겉으로는 박 원내대표에 대한 수사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직 의원이자 야당 원내대표인 박 의원을 불러서 조사하는 것에 대한 야권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 주변에서는 늦어도 다음주 중 검찰이 박 원내대표에 대한 압박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에 대한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수사팀이 박 원내대표를 소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의혹의 중심으로 떠오른 박 원내대표는 혐의에 대해 연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4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보해저축은행서 돈을 받았다면 목포 역전에서 할복이라도 하겠습니다"라며 강한 발언을 쏟아낸 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엄연한 대선자금 수사를 개시하고 박지원 물타기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